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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은 기자의 '노래가 있는 아침'] 아즈버스(A’Zbus)의 ‘더 스토리’

중앙일보 2014.12.16 07:28




지난 주말에 시름시름 앓았습니다. 감기 기운도 있었지만 마녀들한테 크게 당했거든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신인뮤지션 발굴 프로젝트 ‘케이 루키즈’ 결승 공연에 갔다가 마녀 보컬들에게 집단 공격을 받았습니다. 다들 어찌나 개성도 강하고 음악도 잘하는지 홀리고야 말았어요.



총 여섯팀이 진출했는데 그 중에서 세 팀, ‘아즈버스’ ‘러브엑스테레오’ ‘신현희와 김루트’가 여성 보컬이었습니다. 지난해 대상 수상자인 ‘웁스나이스’의 축하 공연까지 단 한 팀도 색깔이 겹치지 않더군요. 밴드를 진두지휘하는 카리스마에 좌중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보컬 능력까지 모두 훌륭했습니다. ‘홍대 인디 여성 뮤지션’이라고 하면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속삭이는 ‘홍대 여신’만 떠올리는 분들 많으실텐 데요. 생각을 바꾸셔야겠어요.



이쯤에서 대상을 받은 3인조 얼터너티브 록 밴드 ‘아즈버스’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팀은 무대에서 내뿜는 어둠의 아우라가 굉장했습니다. 블랙홀처럼 관객들을 빨아들여 광란의 세계로 인도하더군요. 압권은 우주(28, 보컬ㆍ기타)씨의 목소리인데요. 링크 해 놓은 ‘더 스토리’를 들으면 아시겠지만, 리듬을 타면서 섬세하게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허스키 염세주의 마녀로 돌변합니다. ‘몬스터’를 들어보면 끌로 파는 듯한 괴성부터 주술을 외는 듯한 가성까지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느낌이에요.



도대체 이 여자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궁금함을 못 참고 수소문해 전화를 걸었습니다.



초면에 대뜸 물었습니다.







우주씨, 어쩌다 이렇게 ‘센’ 목소리를 내게 됐어요?

“아하, 저도 점점 판매용 음악이랑 멀어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처음 연습할 때는 외국의 좋아하는 여성 보컬들을 참고했어요. 진짜 로커처럼 자유롭게 소리치면서 부르는데, 당시 국내 여성 보컬은 소리지르는 걸 자제하는 분위기였거든요. 저는 음악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잃을 게 없었어요. 목소리를 가다듬는다거나 잘 먹히는 음악을 연구한 적이 없죠.”



원래 음색은 부드러운 것 같은데

“원래 목소리가 맑아요.(웃음) 20대 초반엔 무식하게 옥상에서 소리를 지르다가 목이 많이 상했어요. 이제는 목을 아끼면서도 소리를 내는 방법을 터득했죠.”



좋아하는 보컬이 누군데요?

“조안 제트, 그리고 핑크. 거칠게 뿜어내는 것 같으면서도 노래를 잘하잖아요. 물론 예쁘게 부르면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겠죠. 그런데 제가 여자치곤 체력이 좋은 편이거든요. 굳이 싫어하는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싶지 않은 거죠.”



무대에서는 무슨 생각하고 노래해요?

“사실 팬들한테는 눈길을 안줘요. 저희를 마음에 안들어하시는 분이 있잖아요. 그분들만 쳐다봐요. 잡아먹어야겠다. 내가 이기나, 네가 이기나 한번 해 보자, 이런 마음이에요.(웃음)”



그런데 '케이 루키즈'만 봐도 개성 강한 여성 보컬들이 많아요.

“위기의식을 느껴요. 잘하는 분도 많고 비슷한 스타일도 있어서요. 그런데 저희는 다 밴드의 싱어이기 때문에 밴드 색깔에 따라 달라지거든요. 어찌보면 친구들이 많아진 거죠. 자주 모여서 수다 떨며 놀아요."



전화를 끊고나서 여성 로커들이 모여 도란도란 수다 떠는 모습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재밌을 것 같어요. 아즈버스의 다른 노래가 듣고 싶다면 이번에 발표한 새 EP ‘MONOmobile’를 들어보시길!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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