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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환경미화원 10명 폐품 모아 100만원 기부

중앙일보 2014.12.16 00:59 종합 24면 지면보기
지난 11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청 2층 주민생활지원과. 녹색과 흰색의 야광띠 조끼를 입은 50대 환경미화원 두 명이 찾아왔다. 직원에게 다가간 이들은 “많지 않은 돈이지만 동료들이 올해 내내 모았다.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1만원권으로 현금 100만원을 건넸다.


"더 어려운 이웃 위해 써달라"

 대구의 환경미화원 10명이 1년간 청소하며 모은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은 것이었다. 이들은 올 1월부터 길에 떨어져 있는 동전을 모으고 캔이나 빈 병, 종이를 주워 고물상에 팔아 각자 10만원씩을 모았다. 큰 돈은 아니지만 이들에게 100만원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약속을 지켰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이들은 올 초 대구 환경미화원 월례회를 위해 한곳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마덕경(54·달서구청·사진)씨는 “청소하면서 돈이 될 만한 것들을 함께 모아 연말에 기부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동료들도 “어려운 사람들 사정은 우리가 더 잘 안다. 1년간 열심히 모으면 각자 10만원씩은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며 흔쾌히 동참했다.



 자투리 돈으로 목표액을 채우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연말이 다가왔지만 대부분 7만~8만원밖에 모으지 못했다. 하지만 “소주값이라도 보태겠다”며 얼마 안되는 용돈까지 보태 당초 약속대로 전원이 10만원씩을 채웠다.



 이들은 내년엔 기부 규모를 더 늘리기로 했다. 동료 환경미화원들의 동참도 이끌어낼 계획이다. 마씨는 “모두들 ‘과연 우리가 100만원을 모을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지만 이렇게 기부하고 나니 너무 뿌듯하다”며 “이를 통해 환경미화원들의 기부가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들이 건넨 100만원을 달서구 취약계층 아동들의 학용품 구입과 생계비 지원에 쓰기로 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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