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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가 모텔이 한류 호텔로 … 거리가 달라졌다

중앙일보 2014.12.16 00:45 종합 27면 지면보기
건축가 김민석·박현진(노션 아키텍쳐)의 설계로 변화한 모습(사진 위)과 리모델링 전 모텔의 외관. 모텔의 현란한 디자인을 지우고 단순미로 승부한 외관이 새 호텔의 강점이 됐다. [건축사진가 남궁선]
1년 전만 해도 흔한 모텔이었다. 수원시 인계동 유흥가 골목 안. 이곳에 자리했던 한 모텔은 초록색 컬러 프린트 유리가 전면을 감싸고 있었고 1층엔 발마사지 가게가 있었다. 이용객은 주로 취객이었다.


젊은 건축가상 받은 김민석·박현진
단순 이미지로 주변 간판과 차별화
갤러리 '보안여관'서 수상작 전시

그런 풍경이 달라졌다. 저녁이면 홍콩 싱가포르에서 온 관광객들이 버스에서 줄줄이 내려 이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유흥가 모텔이 내년까지 예약이 찰 정도로 한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호텔이 됐다. 이 변화 뒤에는 건축주(호텔 본 대표 김석희)와 건축가의 별난 의기투합이 있었다.



 “비록 작은 건물이지만 이 리모델링 작업이 동네 골목의 분위기를 바꾸는 씨앗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운영하는 사람들도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했고요.” 건축주 김씨와 모텔 리모델링 설계를 맡은 건축가 김민석·박현진(노션 아키텍쳐 공동대표)의 말이다.



각각 영국과 독일에서 학업을 마치고 그곳에서 일하다 들어온 두 건축가의 첫 귀국 프로젝트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젊은 건축가상’을 받았다. 서울 통의동에 자리한 갤러리 ‘보안여관’에서 18일까지 ‘젊은 건축가상’ 수상작 전시가 열리고 있다.



노션 아키텍쳐의 모텔 리모델링(호텔 본) 작업에서부터 건축가 이소정·곽상준(OBBA건축 공동대표), 건축가 김수영(숨비 건축 대표)씨 등 세 수상 팀의 작업을 소개한다.



 모텔 리모델링 작업은 유흥가 골목의 작은 변화를 기대하며 호텔 이용자의 동선(입구)에서부터 객실 내부, 밖에서 보이는 창호의 비례미 등 깨알같은 디테일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외관이다. 김민석·박현진 두 대표는 “주변 건물이나 간판이 가볍고 현란해보였다. 이에 맞서 거대한 바위처럼 최대한 단순한 이미지로 대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소정·곽상준씨가 설계한 서울 내발산동 다세대주택(2~5층 14세대)은 구조와 외관에서 기존 다세대주택의 틀을 거부한 점이 돋보인다. 겉으로는 한 건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두 동이 외부계단으로 연결된 구조가 특징이다.



김수영씨가 설계한 화인링크는 파주 출판단지에 자리한 디자인 회사 사옥이다. 가로·세로 33m로 정방형 건물이지만 1~3층으로 통하는 천창과 중정 등으로 건물의 내부 구석구석에 빛이 닿도록 배려했다.



 1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통의동 정림건축문화재단 1층에서 열리는 ‘젊은 건축가와의 대담’에서 이들의 기획 후기를 들을 수 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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