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이 더 크게 성장하고 더 지속적으로 우리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통적인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포괄적이면서 혁신적인 패러다임으로 그 체질을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단순히 중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를 즐거워하기 보다는 현시점이 한국관광의 체질을 전환시킬 수 있는 골든타임임을 지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세계 관광의 열강들과 겨룰 우리나라 관광의 비장의 무기로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하는 융복합관광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IT기반은 자타가 공인한 바와 같이 세계 최고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SNS가 일반화되어 있고, 대중들로부터 아이디어와 제품을 개발하려는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도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사물인터넷의 확산으로 사람들은 더욱 쉽게 필요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고, 사이버공간 상에서 자기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cloud service)가 일상화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의 환경 속에서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세계의 관광객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관광정보를 탐색한다. IT기반에 익숙한 현시대의 관광객은 탐색한 관광정보를 다른 관광객이 공유할 수 있게 하고, 그들이 더욱 확장된 정보를 또 다른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만약 사이버공간 상에서 관광객들이 스스로 관광정보를 생성하고, 이 생성된 관광정보가 더욱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살아있는 관광정보시스템이 된다면 그 영향력은 가히 메가톤급이라고 볼 수 있겠다.
오늘날과 같이 다양한 수요가 다양한 공급을 발현시키는 사회에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관광객의 흥미를 유발하고 관광목적지로 유인하기가 쉽지 않다. 영국의 사회학자인 존 어리(John Urry)는 『관광객의 시선(Tourist Gaze)』이란 책에서 미디어 매체를 통한 관광콘텐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관광객은 결국 자신이 접한 정보를 기반으로 관광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인데, 오늘날과 같이 신뢰할 수 없는 정보가 난무하는 사이버공간 속에서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관광정보시스템의 생성과 구축은 세계인의 시선을 한국의 관광자원과 상품으로 꽂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한 손안에 모든 정보 탐색이 가능한 스마트폰의 시대에서 IT기반의 융복합관광은 세계관광시장에서 한국관광의 우위를 지탱할 수 있는 수단이자 전략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유형의 관광을 창조할 수 있는 미래 한국관광의 이정표라 규정하고 싶다. 그러나 융복합관광의 전형인 의료·예술·생태 관광 등에서 그랬듯이 IT기반의 융복합관광도 훌륭한 인재의 참여나 육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김남조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