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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입주민 울리는 공동주택 하자 기획소송

중앙일보 2014.12.16 00:02 경제 5면 지면보기
정홍식
법무법인 화인
대표변호사
아파트나 주상복합, 주거형 오피스텔 같은 공동주택에 약간의 흠이나 하자가 없을 수 없다. 주요 구조부와 도배·장판을 비롯해 욕실의 타일·거울, 거실의 마루 등 수많은 공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사람 손으로 하는 만큼, 설계도와 한치의 오차도 없는 공사를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모든 하자가 시행사나 시공사의 책임일까. 대표적인 하자로 콘크리트 균열이 있다. 아파트와 같은 고층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에서는 거의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다. 그런데 어떤 균열을 공사상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하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야 하는지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 이때 하자 관련 소송에서 재판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감정인의 감정이다. 하지만 하자판정에 대한 일정한 기준이 없어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같은 하자를 두고도 어떤 감정인은 재시공을 요구하고 다른 감정인은 경미한 하자로 판정한다. 판결내용도 이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이처럼 하자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하다 보니 기획소송이 잇따른다. 그리고 이들 소송은 대개 하자보수보다 금전을 목표로 진행된다. 입주자들은 사실 금전보다 하자보수를 받고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기획소송이 제기되면 개별 입주자가 개인적으로 하자보수를 요청하는 것은 어려워진다. 때문에 입주민의 주거안정이 오히려 침해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공동주택 하자소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획소송이 크게 늘면서 과다한 법률비용의 발생과 분쟁의 장기화, 일부 감정인의 비전문적인 하자판정의 문제가 심각하다. 이 같은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관계 법령의 규정 및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시공사의 하자보수를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하자보수 완료와 하자보수 종결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게 하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 감정인과 일부 변호사들의 배만 불리는 억지소송을 근절할 수 있다.



정홍식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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