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가 운영하는 카페베네도 3년 만에 해외 12개국에 진출, 500여 개의 점포를 열었다. 시장조사차 해외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한국 브랜드와 상품에 대한 현지인의 반응을 느낄 수 있다. 분명 과거보다는 우호적인 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직도 한국 브랜드에 대해 미심쩍어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화는 무엇인지, 철저하게 따지고 든다. 해외진출 성공전략은 뭘까.
프랜차이즈는 그 속성이 ‘문화융합상품’이다. 따라서 브랜드나 점포에 문화 컨텐트를 접목시켜야 한다. 미국식 라이프스타일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맥도날드와 스타벅스가 글로벌 브랜드가 됐다는 점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최근의 한류 바람은 큰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우리 문화의 장점이 많지만 아직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문화 경쟁력이 약하다. 한국 브랜드라는 것만으로 현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현지화가 필요하다. 브랜드 정체성을 무너뜨리지 않는 한에서 현지 문화를 수용하고, 시스템과 서비스 방식도 현지화 해야 한다.소통과 평화, 정(情)을 중시하는 우리 문화의 장점과 현지 문화를 잘 접목하여 우리의 기술력을 더한 브랜드를 구축한다면, 특히 아시아 국가들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프랜차이즈 시장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한국 브랜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창업과 동시에 세계화를 추구하는 ‘본 글로벌 프랜차이즈(Born Global Franchise)’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특정 제품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창업가가 좁은 국내시장 대신 직접 현지에 진출해서 그 동안 쌓은 노하우로 현장에서 진두지휘해 나간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K-팝 스타를 키우는 연예기획사들도 연예인들이 처음부터 해외서 활동을 시작하게 해 성공 사례를 많이 배출하고 있다.
자원이 부족한 한국경제의 압축성장의 견인은 수출산업이었고, 그 중심에 제조업이 있었다. 이제 글로벌 문화 시대를 맞아 서비스산업의 한 축인 프랜차이즈산업이 그 역할을 이어가야 한다. 그러나 국내시장에서와 달리 해외시장에서의 실패는 고스란히 국부유출임을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대기업의 해외 인프라와 중소·중견기업 제품력 간의 협력, 정부의 스마트한 정책 및 지원, 그리고 대학 등 전문기관의 연구와 인재 배출 등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글로벌 K-프랜차이즈’ 시대를 열어갈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