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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제1야당 민주당 굴욕 … 가이에다 대표도 낙선

중앙일보 2014.12.15 01:52 종합 8면 지면보기
자민당 압승의 수훈 갑은 야당이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일자리와 임금 개선 등 경기회복을 내세우며 총선을 아베노믹스 프레임에 꽁꽁 묶어두는 데 성공했다. 반면 야당은 아베노믹스를 비판만 할 뿐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원전 재가동, 집단적 자위권, 헌법 개정 등 찬반이 엇갈리는 정책과 아베 정권을 심판대에 세울 수 있는 문제들을 부각시키는 데 실패했다. 한때 70%를 돌파했던 아베 내각 지지율이 40%대로 곤두박질쳤는데도 자민당이 압승을 거둔 건 야당을 대안 세력으로 볼 수 없다고 유권자들이 판단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응답자보다 반대하는 응답자가 더 많게 나왔지만 실제 투표 결과는 영 딴판이었다.


'총선 무관심' 역대 최저 투표율

 제1야당인 민주당은 “아베 총리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도록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외면당했다. 선거 전부터 과반에 못 미치는 후보를 공천하는 등 수권 정당으로선 자격 미달이었다. 가이에다 반리(海江田萬里) 대표는 이날 출구조사가 발표되자마자 자민당 후보에게 지역구에서 패배한 것으로 나타나 당은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총선에서 ‘제3극 세력’으로 관심을 모았던 유신당과 차세대당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패배했다.



 한편 자민당을 제외하면 이번 선거의 ‘또 다른 주인공’은 공산당이었다. 공산당은 ‘원전 재가동 반대’ ‘소비세 인상 철회’ 등 아베 내각에 정면으로 맞서는 선명성으로 의석 수를 8석에서 20석 내외로 크게 늘렸다.



 또한 정치자금 스캔들로 장관직에서 물러나고 의원직 사퇴로 몰렸던 오부치 유코(小淵優子 ) 전 경제산업상, 선거법 위반으로 물의를 빚은 마쓰시마 미도리(松島みどり ) 전 법무상은 모두 여유 있게 당선됐다. 차세대당 비례대표로 출마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전 도쿄도지사는 낙선했다. 한때 정계 최대 실력자였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생활의 당 대표는 사활을 걸고 지역구 사수에 나선 끝에 금배지를 유지했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52% 전후에 그쳐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종전 최저였던 2012년 선거(소선거구 59.32 %, 비례대표 59.31%) 때보다 약 6∼7%포인트 떨어졌다. 아베노믹스 외에 별다른 쟁점이 없었고 야당들이 대안 세력으로서의 면모를 보이지 못해 친야·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 포기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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