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있는 월요일] 스테이크에 관한 10가지 궁금증

중앙일보 2014.12.15 01:21 종합 20면 지면보기
`미트 마켓`의 팬 프라잉 살치살 스테이크. 주물 팬에 기름을 듬뿍 두르고 튀기듯 구워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등심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는 게 특징이다.


크리스마스가 낀 연말. 연인끼리 가족끼리 오붓하면서도 근사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삼겹살 대신 ‘스테이크’가 먼저 떠오르는 건 당연하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웨이터의 정중한 서비스, 최상급 쇠고기를 전문 셰프들이 구워주는 정성을 생각하면 가끔 이 정도 ‘행복한 사치’를 누리는 것도 괜찮다. 그런데 우리는 스테이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혹여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웨이터 눈치만 보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맛있는 월요일’이 스테이크 하우스 어디에서도 당당할 수 있는 기본 정보를 모아봤다.

촉촉한 육즙 vs 고소한 지방 … 황금비율을 찾아라



1. 스테이크, 얼마나 구워야 할까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기에 열을 가하면 가장 먼저 지방이 분해되고 휘발성 물질이 날아가면서 고소한 냄새가 난다. 단백질도 엉겨 붙으면서 메일라드 반응(색깔이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보인다. 고기의 맛은 지방의 고소한 첫맛, 단백질의 구수한 끝맛으로 좌우된다. 미디엄은 이 둘의 조화가 가장 잘 이뤄진 상태다. 미디엄 레어는 모든 스테이크 셰프가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최상의 굽기 정도다. 고기 본래의 육즙을 최대한 느끼면서 육질 또한 부드럽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디엄 웰던은 고기가 뻑뻑한 단점은 있지만 열처리된 지방과 단백질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2. 등심에 이렇게 다양한 종류가



등심이냐 안심이냐. 안심은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다. 등심은 지방 함량이 많아 맛이 고소하고 육질이 탄탄해 씹는 맛이 좋다. 안심보다 월등히 넓은 면적을 갖고 있는 등심은 구석구석 뼈를 사이에 두고 특별한 이름으로 불리는 부위들이 있다.



 ▶부챗살 : 소의 앞다리에서 직선으로 올라가면 만나는 등심 바로 옆 부위. 원래 이름은 서대. 마블링과 가느다란 힘줄이 부챗살 또는 낙엽 모양으로 퍼져 있어 ‘낙엽살’이라고도 불린다. 소 한 마리당 겨우 1.8~4㎏ 정도 얻을 수 있는 특수 부위로 가격이 비싸다. 육즙이 풍부하고 부챗살처럼 뻗은 가느다란 힘줄은 씹으면 씹을수록 쫀득해 특유의 감칠맛이 우러난다.



 ▶살치살 : 윗등심 살 앞부분의 삼각형 모양 근육. 부챗살과 비슷하게 양이 적어 역시 비싸다. 쇠고기 부위 중 마블링이 가장 좋은 데다 결도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하다.



 ▶채끝살 : 등심이 끝나면서 우둔살로 가는 부위. 소를 몰 때 휘두르는 채찍의 끝이 닿는 부분이라고 해서 ‘채끝살’로 불린다. 마블링이 등심보다 적지만 육질이 탄탄해 구웠을 때 씹는 맛이 좋다. 가격은 등심보다 싸다.



3. 안심·등심 둘 다 먹고 싶다면



티본 스테이크가 답이다. 소의 허리 부분을 잘랐을 때 나타나는 T자형 뼈 부위에는 한쪽에 안심, 다른 쪽에는 등심이 붙어 있다. ‘포터 하우스(Porter house)’는 티본보다 뒤쪽에 있어 뼈의 덩어리가 더 크고 안심의 양도 더 많다.



4. 반드시 함께 간다, 감자·시금치



시금치를 치즈가루·크림소스와 함께 오븐에 구운 `크림 스피니치`.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강하게 퍼져서 스테이크의 맛을 돋우는 더운 샐러드.
‘매시드 포테이토’와 ‘구운 채소’ ‘크림 스피니치’는 전 세계 어느 스테이크 하우스를 가도 빠지지 않는다. 당연히 고기는 채소와 함께 먹어야 영양의 균형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매시드 포테이토’는 삶은 감자를 으깨 크림·버터와 함께 버무린 것으로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 ‘크림 스피니치’는 시금치를 치즈가루·크림소스와 함께 오븐에 구운 것으로 살짝 비릿한 육즙을 잘 커버해준다.



5. 곶감 말리듯 - 드라이 에이징



고기를 공기 중에 노출해 숙성시키는 드라이 에이징은 수분이 날아가는 대신 감칠맛 나는 아미노산이 생성돼 풍미는 향상되고 육질은 부드러워진다.
고기를 공기 중에 노출한 상태로 숙성시키는 건조숙성법을 말한다. ‘곶감’을 말릴 때처럼 수분이 빠지는 대신 쇠고기 단백질이 자가 소화효소로 분해되면서 감칠맛 나는 아미노산이 생성된다. 이 때문에 풍미는 향상되고 육질은 부드러워진다. 단 가격이 좀 비싸다. 표면이 마르면서 곰팡이 같은 게 끼기 때문에 속에 있는 최상급의 고기를 얻으려면 50% 이상을 잘라서 버려야 한다. 고기 표면이 마르지 않은 상태로 진공포장을 하는 일반 ‘웻에이징(습식숙성)’ 고기보다 50~60% 정도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6. 풍부한 겨자 맛, 순수한 소금 맛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주로 사용하는 소스는 ‘홀그레인 머스터드’와 ‘디종 머스터드’다. 머스터드는 겨자씨로 만들어 톡 쏘는 매운맛을 내는 소스인데, 홀그레인은 소금·향신료 등에 담가 불린 갈색의 겨자씨를 혼합해 향이 풍부하고 톡톡 알갱이를 씹는 맛이 좋다. 프랑스 부르고뉴 디종 지방에서 처음 만든 디종 머스터드는 겨자씨를 분쇄해 와인·소금·향신료 등을 섞은 것으로 첫맛은 맵지만 끝맛은 부드럽다. 하지만 “스테이크는 소스 없이 소금만 살짝 찍어 먹었을 때가 가장 맛있다”는 게 셰프들의 조언이다. 고기 본래의 육즙을 그대로 느끼면서 동시에 부드러운 짠맛과 달콤한 뒷맛까지 가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7. 요즘 뜨는 ‘팬 프라잉 스테이크’



뜨겁게 달군 무쇠 팬에 기름을 붓고 고기를 굽는 방법이다. ‘시어링(searing·겉을 태운다는 의미)’ 효과를 이용한 것인데 고기 표면은 튀긴 듯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상태를 만들 수 있다.



8. 스테이크엔 와인만 어울릴까



서양에선 식사 중은 물론이고 전후에도 각각 다른 종류의 술을 마신다. 식전주는 입안을 개운하게 하고 식욕을 돋우는 목적으로 달지 않은 화이트 와인 또는 새콤한 맛의 샴페인을 주로 마신다. 쌉쌀한 맛의 맥주도 스테이크 식전주로 좋다. 식후주는 포트와인처럼 달콤한 맛으로 기분을 좋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이다. 식사 중 마시는 술로 와인 대신 싱글몰트 위스키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고기의 육즙과 풍미를 배가해주고 특유의 잡내를 없애준다.



9. 특별 대접 받는 일본산 ‘와규’



와규(和牛)란 일본 토종 육우의 통칭이다. 경상대 주선태 축산학과 교수는 “한우가 한국인의 입맛에 최적화됐다면 와규는 일본인의 입맛에 최적화된 쇠고기”라고 설명했다. 와규는 한우보다 더 마블링이 많다.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블링 함량 18~20% 정도를 가장 맛있게 느끼는데 일본 사람들은 그보다 더한 것을 좋아해 많을 때는 마블링 함량이 30%까지 올라간다. 그래서 우리에겐 ‘입에서 살살 녹는다’와 ‘느끼하다’는 상반된 평가가 나온다. 지방 함량이 많아 씹는 느낌이 적은 것도 와규의 특징 중 하나다.



10. 집에서 스테이크 구워 먹으려면



‘리스퀘어’ 이용석 오너 셰프는 “정육점에서 사온 고기를 1인용 크기로 잘라 랩으로 씌운 후 김치냉장고에 일주일 정도 두면 가장 맛있는 숙성 상태가 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이 셰프가 추천한 가정식 스테이크 굽기 방법이다. 일단 프라이팬을 뜨겁게 달군 후 고기 양면에 올리브 오일을 한 번씩 발라 팬에 얹는다. 고기는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해 30분 정도 상온에 둔다. 이때 소금과 후추는 양쪽 표면을 골고루 다 덮을 만큼 듬뿍 뿌리는 게 좋다. 한쪽 면이 갈색으로 변하면 뒤집는다. 양쪽 면이 모두 갈색으로 변하면 소주 한 컵 정도의 물을 프라이팬에 붓고 뚜껑을 덮은 후 약불에서 2~3분 정도 둔다. 프라이팬 안에 갇힌 열기로 고기 속을 부드럽게 익히기 위해서다.



글=서정민, 사진=오종택 기자

도움말 주선태(경상대 축산학과 교수), 이경수(팔판정육점 사장)



다양한 스테이크 맛 보려면



더반스테이크




‘더반스테이크’의 본 인 립아이 스테이크. 마블링이 눈꽃처럼 퍼져 흔히 ‘꽃등심’이라 불리는 부위다.
2010년에 문을 연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 전문점이다. 주방 옆에 투명 유리로 만든 드라이 에이징 저장고가 있어 숙성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메뉴는 등심·안심을 비롯해 ‘본 인 립아이(마블링이 눈꽃처럼 퍼져 있어 ‘꽃등심’이라 불리는 부위)’, 소 한 마리에 400g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샤토 브리앙’ 등 다양하다. 가격대는 100g당 2만6000~3만1000원. 고기 맛을 개운하게 잡아주는 백김치와 쪽파샐러드를 내놓는 게 이 집만의 특징이다.



2046 팬 스테이크 & 미트 마켓



프랑스의 요리 학교 르 코르동 블루를 졸업한 이상엽(27) 대표가 시작한 주물 팬 전문 스테이크 식당이다. ‘2046 팬 스테이크’는 주물 팬을 300도 이상 달군 후 생고기를 얹은 채 테이블에 내기 때문에 손님이 원하는 굽기 정도를 스스로 맞출 수 있다. 미디엄 레어를 원한다면 겉만 익힌 뒤 시금치 위에 고기를 올려놓으면 끝. 가격은 1인당 1만4000~1만9000원. ‘미트 마켓’은 본격적인 팬 프라잉 전문점으로 가격은 100g당 1만7000~2만원이다.



B28 the cut



싱가포르에서 바 ‘B28’을 운영하는 미국인 마이크와 한국인 그레이스 부부가 자신들의 강점인 싱글몰트 위스키와 파인다이닝(코스요리와 품격 있는 서비스를 갖춘 고급식당)을 접목해 지난 5월 오픈했다. 한우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으며 식전주·식후주로 각각 10종 이상의 칵테일을 구비하고 있다. 스테이크는 100g당 3만원(보통 180~250g이 1인용), 식사와 함께 곁들이는 와인은 10만~70만원대. 커플이 코스별로 술을 마신다면 30만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리스퀘어



한남동에 위치한 한우 전문 팬 프라잉 스테이크 하우스다. 이용석 오너셰프는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거세소 대신 값비싼 한우 암소만을 고집하는 이유를 “거세소에 비해 마블링이나 부드러움은 조금 덜하지만 씹을수록 한우 특유의 고소하고 감칠맛이 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와인 바로 유명한 삼청동 ‘로마네꽁띠’에서 오래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가격 대비 품질 좋은 와인 100종을 구비해 놓았다. 가격대는 200g에 4만9000~5만2000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