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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 마음의 빚 갚은 해군 예비역 중사

중앙일보 2014.12.15 01:02 종합 27면 지면보기
해군 예비역 중사인 고경구(74·사진)씨가 지난 12일 ‘바다사랑 해군 장학재단’에 5000만원을 기부했다. 고씨는 1962년 해군에 입대해 9년 동안 부사관으로 근무한 뒤 71년 말 전역했다. 그는 “어린 시절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의지할 곳이 없었는데 해군 복무를 하면서 새로운 삶을 찾게 됐다”며 “선배들과 해군에 마음의 빚이 있었는데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고 싶어 해군 장병 자녀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군 장학재단에 5000만원 기부

 제주도가 고향인 고씨는 48년 제주 4·3사건 때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고 초등학교를 4군데나 옮겨 다녔다. 중학교 졸업 후엔 가정형편상 고등학교 진학을 미루고 제주시 삼도 2동사무소에서 허드렛일을 하다 제주상고(현 제주중앙고) 야간반을 졸업한 뒤 해군에 입대했다. 당시 선후배들과의 끈끈한 생활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큰힘이 됐다고 한다. 68년엔 베트남 전쟁에도 참전하곤 전역했다.



서울 신림동에서 연탄과 밀가루 배달도 했고, 자동차노조 화물지부 사무실 직원을 거쳐 지인과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며 수원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곤 전역 43년이 지난 뒤 어렵게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그는 “해군 가족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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