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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아주는 유튜브

온라인 중앙일보 2014.12.15 00:05
당신의 인생에서 유튜브는 어떤 의미인가. 여기 유튜브로 인생이 바뀐 이들이 있다. 평범한 동영상 제작자에서세계적인 스타와 스타트업 창업자로 변신한 이들이다. 유튜브는 끼 있는 젊은이들이 꿈을 실현하고 돈도 벌 수 있는 ‘마법의 통로’가 됐다. 이와 관련한 새로운 산업도 생겨났다.


[포브스] 유튜브로 인생 바뀐 사람들

팔도 비락식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이어 유튜브로 대박 난 상품 중 하나다. 배우 김보성이 출연한 비락식혜의 바이럴 영상(TV 광고 전에 입소문으로 띄우는 광고)은 대한민국에 ‘으리(의리)’ 열풍을 몰고 왔다. 이 영상은 조회수 300만 회를 돌파했다. 팔도에 따르면 유튜브 영상 노출 이후 비락식혜 판매가 30% 이상 늘었고 젊은 세대까지 소비자 폭이 넓어졌다.



유튜브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부를 만하다. 유튜브의 주요 수익은 광고에서 나온다. 동영상을 올리면 여기에 광고를 붙이고 수익은 유튜브와 콘텐트 창작자가 나눠 갖는다. 유튜브에 따르면 연간 10만 달러(약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채널이 수 천 개에 달한다. 개인 창작자가 늘면서 유튜브 채널 운영을 직업으로 하는 ‘전업유튜버’가 새로운 창업의 한 방식으로 주목 받고 있다.



유튜브는 언어의 장벽이 없는 동영상을 매개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게임 중계로 3000만명 이상의 구독자 수를 보유한 퓨디파이(PewDiePie)는 연400만 달러의 광고 수익을 올린다고 알려졌다. 뷰티 분야에서 활동하는 미셸 판은 구독자 수가 688만 명에 이른다. 판은 자신의 이름을 딴 개인 브랜드를 론칭했다.



그동안 유튜브 영상으로 고수익을 거둔 사례는 대부분 외국에서 찾아볼 수 있었지만 최근 한국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1인 창작자가 늘고 있다. 올 1월 기준 구독자 수로 본 한국의 유튜브 채널 20위 순위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채널이 2개 포함됐다. 7월 기준 가장 많은 글로벌 구독자를 확보한 한국 채널 20개 가운데 25%는 개인 채널이었다. 구독자 증가 수 기준으로 보면 상위 20개 중 70%가 개인 채널이다. 이는 유명 K-팝 가수나 대형 방송 채널만큼 파급력 있는 개인 창작자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유튜브에서 대도서관TV, 양띵은 1세대 게임 채널 창작자로 불린다. 씬님, 리아 유는 뷰티 분야에서 유행을 이끈다. 리아 유는 유튜브에서 K-뷰티 콘텐트 창작자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국내 유명 화장품 기업의 전자상거래(e커머스)를 담당하고 있다. 원어민 교사인 캐나다 부부 사이먼과 마티나는 유튜브에서 K-팝과 한국의 문화, 생활 정보를 알리는 대표적인 한류 VJ(Video Jockey)다. 선현우씨는 외국인들에게 생동감 있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강사로 인기를 끈다.



게임 BJ 양띵(양지영) - 평범한 회사원에서 한국 대표 ‘전업 유튜버’로



사이먼, 마티나 부부와 선현우씨(오른쪽)가 공동 설립한 오프라인 공간 You Are Here Cafe




유튜브 검색창에 ‘ㅇ’을 치면 ‘양띵’이라는 검색어가 제일 위에 나타난다. 양띵(양지영·25)은 유튜브에서 고수익을 얻어 전업 유튜버가 된 대표적인 사례다.



양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실시간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했다. 주로 게임 플레이 실황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방송이 인기를 끌자 재미있는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한 게 지난해 1월이다. 유튜브에 입문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양씨가 운영하는 채널은 모두 7개. 한 게임 채널은 구독자 수가 100만 명을 넘었고 조회수는 3억 회를 돌파했다.



그는 여러 명이 함께 채널을 운영하는 ‘크루’ 방식을 고안해냈다. 같이 일하는 5명의 크루는 아프리카TV에서 BJ(Broadcasting Jockey)와 팬으로 만나 이제는 동료가 됐다. “TV 프로그램은 같은 시간에 방송하기 때문에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도지만 유튜브는 구독자가 원하는 시간에 여러 영상을 볼 수 있으니 공생할 수 있어요.” 경쟁보다 시장 자체의 규모를 키우는데 집중한 셈이다.



예고 방송 역시 양씨만의 인기 비결이다. “보통은 영상을 올리고 언젠가 와서 보겠지 하고 기다리잖아요. 고정팬이 생기고 나서 약속을 했어요. 매일 2개씩 몇 시에 올리겠다고요. 그러면 잊지 않고 매일 찾아와요.”



양씨는 게임 방송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최근에는 게임 외에도 ‘양띵의 사생활’ ‘양띵의 장바구니’ 같은 부 채널을 운영한다. 양띵의 사생활에는 ‘대먹녀(대신 먹어주는 여자)’로 출연해 신 메뉴, 인기 메뉴를 먹어보고 평을 남긴다. 양띵의 장바구니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상품이나 아이디어를 직접 경험해보고 역시 후기를 올리는 채널이다.



“한국에선 유튜브에 직접 키워드를 검색하기보다 포탈에서 링크를 타고 오는 경우가 많아요. 사람들이 뭘 먹기전이나 궁금한 게 있을 때 포탈에 검색하잖아요. 포탈에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올려 유튜브로 자연스럽게 넘어올 수 있게 했어요.”



초기에는 게임 채널이 큰 부분을 차지했지만 요즘은 부 채널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는 수입이 공개되면서 더 화제가 됐다. 양씨가 매달 유튜브 광고 수익으로 벌어들인 돈은 4000만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요즘은 초보 유튜버를 위한 강연이나 프로모션 영상 제작, 방송 출연 제의도 많이 받는다. 광고나 방송은 자제하는 편이지만 강연만큼은 열심히 다닌다. “한국은 아직 유튜브의 파급력을 잘모르는 것 같아요. 유튜브의 장점과 수익을 내는 방법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요. 유튜브가 성장하면 제 채널을 찾는 구독자도 늘겠지요? (웃음)”



그가 현재의 수입과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결단력 덕분이다. 양씨는 20대 초반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아프리카TV 방송으로 월 20만원 정도 벌었어요. 문득 방송에만 집중하면 인기가 얼마나 더 올라갈지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당연히 주변에서 반대가 심했지만 인기도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어 과감히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BJ로 나섰지요.”



양씨는 자신의 직업이 ‘크리에이터’라고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유튜브 뮤직 어워드 50인’에 선정돼 미국 뉴욕 행사에 다녀왔다. 경력은 짧았지만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것이 좋은평가를 받았다고. “세계 각지에서 모인 유튜버 50명이 함께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했어요. 시간에 쫓기지 않고 즐기면서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시간과 숫자에 집착하는 면이 있잖아요.”



크리에이티브로서 그의 인생은 이제 막 꽃피고 있다. “제 일이 재미있고 좋아요. 간단해요. 눈이 보는 걸 카메라가 보는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앞으로 사업체를 꾸릴 계획도 있다. “더 많은 사람이 창작자로 활동하길 바랍니다. 제 전략과 노하우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지금의 크루도 그렇게 만들어졌죠.”



그는 창작자로서 성공하기 위해 자기계발에도 힘쓰고 있다. “직설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대화법을 배우려고 도형심리자격증을 땄어요. 구독자들과 더 잘 소통하기 위해 그림심리자격증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기타리스트 정성하 - “유튜브 없었으면 지금의 나도 없어”



기타리스트 정성하(18)군은 국내 유튜브 개인 채널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300만 명 정도다. 정군이 처음 올린 연주 동영상은 2010년에 한국 최초로 유튜브 조회수 1억 회를 돌파했고 이듬해 3억 회를 넘었다.



충청북도 청원군 오창읍에 사는 이 소년은 2006년 9월 일본 기타리스트 코타로 오시오의 ‘스플래시(splash)’ 연주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이후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이름이 알려지면서 해외 각지에서 공연 요청이 들어왔다. 2010년 ‘Perfect Blue’를 시작으로 정규 앨범도 4장이나 냈다. 정군은 10월 유럽 공연을 마치고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외국에 있는 그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주로 대중적인 올드 팝이나 유명 가수와 밴드의 노래를 연주한다.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비트, 베이스, 멜로디 등 모든 음악 요소를 표현해 여러 사람이 연주하는 듯한 핑거스타일 연주법이 그의 장기다. 연주곡의 대중성에 정군만의 매력이 더해져 많은 팬을 확보했다. 정군은 외국에서 더 유명하다. 특히 동남아시아 쪽 반응이 뜨겁다. 미국, 유럽에서도 다양한 연령대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정군이 음악을 하게 된 데는 아버지 정우창씨의 영향이 컸다.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기타 연주하는 걸 보고 멋있어서 시작했어요.” 처음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린 것도 정씨였다. 기타 커뮤니티 사이트의 한 회원이 유튜브에 선보이면 어떻겠느냐고 아이디어를 낸 것. “당시에는 반응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기타 연습에만 몰두했어요.” 이렇게 인기를 끌줄 예상했을까. “몰랐죠. 동양인 꼬마가 자기 몸집보다 더 큰 기타를 작은 손으로 연주하는 게 신기했나 봐요.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유명해진 게 참 놀라워요.”



그는 이미 기타리스트로 유명해졌지만 유튜브에 영상은 꾸준히 올릴 생각이라고 했다. “유튜브가 없었으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 제 음악인생의 모든 것이 유튜브에서 시작된 거나 다름 없으니까요. 제 연주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보여줄 수 있다는 건 참 소중한 경험이에요.” 요즘은 해외 공연이나 행사 소식도 유튜브를 통해 알린다. 이 영상을 보고 공연을 찾는 팬들도 꽤 많다.



유튜브 스타가 되고 나서 정군의 생활이 크게 바뀌었다. ‘선(先) 공부, 후(後) 기타’의 생활이 공연으로 채워졌다. 공연이 없을 때는 집에서 곡을 쓰며 지낸다. 중학생 때 부터 해외 공연을 다닌 정군은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요즘은 바쁜 게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12년 청심국제중학교를 졸업한 정군은 고교 진학 대신 음악의길을 택했다. “내년에는 유학을 목표로 다시 공부를 시작해 보려고요. 여러 악기를 다뤄 더 폭 넓은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롤모델은 일본의 기타리스트 코타로 오시오다. 그처럼 멋진 공연을 하면서 음악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정군의 목표다. 정군은 “노래를 불러야 주목 받는 요즘 문화에서 악기 연주만으로 알려진 것은 의미가 있다”며 “더 많은 사람에게 내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미디어 기업들 MCN 사업 뛰어들어



개인 창작자가 뜨면서 ‘멀티 채널 네트워크(MCN)’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MCN 사업자는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개인 창작자들에게 교육, 스튜디오, 홍보, 광고영업 등을 지원해주고 광고 수익을 나눈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체계적인 제작과 유통에 미숙한 창작자들이 마음껏 창작활동을 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이다.



MCN 사업은 미국과 유럽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월트 디즈니, 드림웍스, 타임워너, RTL그룹, 컴 캐스트 같은 대형 미디어 기업이 관련 회사를 인수하거나 투자에 나섰다. MCN 기업인 어썸니스 TV(AwesomenessTV)는 지난해 3300만 달러에 드림웍스에 인수됐다. 1인 창작자가 창업한 MCN 기업 메이커 스튜디오(Maker Studio) 역시 지난 3월 월트디즈니에 1조원에 인수됐다.



한국에서는 CJ E&M과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가 MCN의 대표주자다. CJ E&M 정윤선 차장은 “1인 창작자들에게 마케팅, 저작권 관리, 파트너 섭외, 외국어 자막 작업, 모바일 전용 앱 제작 등과 관련해 도움을 준다”며 “앞으로 CJ E&M이 보유한 다양한 문화콘텐트와 협업하고 이들의 해외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TV는 자사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BJ들이 유튜브로 유통 채널을 확대하거나 대외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해준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개인 창작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지원하는 BJ가 활발히 활동하면 아프리카TV의 수익과 인지도 역시 따라 높아진다”고 말했다. 아직 투자 단계지만 이들 기업은 MCN 사업 비중을 점점 늘려갈 계획이다.



최은경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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