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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시민 안전이 최우선이다

중앙일보 2014.12.15 00:02 종합 33면 지면보기
정부합동안전점검단 소속 전문가들이 10일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누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장세정
사회부문 기자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가 ‘안전 스캔들’에 휩싸인 모양새다.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10월 2일 “저층부 3개 동의 임시 개장을 승인한다”고 발표한 이후 크고 작은 ‘안전 경보’가 울리고 있다.



 롯데월드몰 5~6층 식당가 통로 바닥 균열(10월 26일), 롯데월드몰 1층 천장에서 떨어진 금속 물질에 중년 남성 부상(10월 29일), 에비뉴엘관 8층 천장 보 균열(11월 3일), 아쿠아리움(수족관) 누수 현상(12월 9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14관 스크린과 바닥 흔들림(12월 10일). 그동안 드러난 문제만 열거하기도 숨이 차다.



 사실 제2롯데월드 탄생 과정에 말도 많았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3월 국무총리실은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의 보조 활주로 변경을 조건으로 제2롯데월드 고도제한을 철회해 줬다. 오세훈 시장 때인 2010년 11월 서울시는 고도제한 철회에 따라 건축허가를 변경해 줬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쳐 롯데그룹은 123층(555m)짜리 제2롯데월드 신축의 꿈을 이뤘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이의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서울시의 임시 개장 승인 조치에 대해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이 반발했다. “특정 재벌 대기업의 이익 앞에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송두리째 내던졌다”고 반대 시위를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개장 이후 안전 관련 문제점이 제기될 때마다 롯데 측은 감추거나 뒷북 대응을 하기 일쑤였다.



 5~6층 식당가 통로 균열이 발견되자 롯데건설은 “‘서울 3080’ 거리 디자인을 재현하기 위한 의도적 균열”이라고 해명했지만 슬그머니 보수공사를 했다. 수족관 균열에 대해서도 “세계적인 아쿠아리움에 누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둘러댔다.



 정부와 공무원의 대응도 미덥지 않긴 마찬가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월 13일 안전모를 쓰고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 당시 박 시장은 “완공 때까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뿐이었다. 서울시는 임시 사용 승인을 내주면서 “건축물 안전 대책 등 4개 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승인을 취소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이후 적극적인 조치를 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국민안전처 김동현 생활안전정책관은 11일 브리핑에서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안전조치명령을 내렸을 때 롯데가 이행하지 않으면 사용제한명령을 할 수 있으나 현 단계에서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일시 영업정지를 하고 싶어도 법적 절차 때문에 못한다는 얘기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가 확인한 교훈이 있다. 기업이 이윤 추구에만 매달리면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기업 스스로의 존립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불안한 시민들은 지금 “ 시민 안전을 우선해 달라”고 롯데에 요구하고 있다.



장세정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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