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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침팬지부터 처칠까지 … 권력을 향하여

중앙일보 2014.12.13 00:28 종합 25면 지면보기
전략의 역사 1·2

로렌스 프리드먼 지음

이경식 옮김, 비즈니스북스

1권 552쪽, 2권 842쪽

1권 3만2000원

2권 3만8000원




전략이라는 말은 철학만큼이나 활용도가 높다. 축구에도 바둑에도 비즈니스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에 대한 책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은 『전략의 역사』가 최근 우리말로 번역됐다. 전략의 역사뿐만 아니라 이론도 정리한 책이다. 저자인 로렌스 프리드먼(66) 킹스칼리지런던(KCL)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 전략(strategy)이란 무엇인가.



 “전략은 권력을 창출하는 기예(技藝)다. 군사력, 경제적인 자원, 평판, 능력 등의 요소를 사용해 권력을 만드는 것이다.”



 - 군사 전략과 비즈니스 전략을 같은 범주로 묶어 볼 수 있는가.



『전략의 역사』를 쓴 프리드먼 교수. [사진 비즈니스북스]
 “공통의 테마가 등장한다. 목표와 수단의 관계, 적수의 행동 예측 같은 게 전략의 공통 분모다.”



 - 책에 대해 극찬이 쏟아진 이유는.



 “군사·정치·비즈니스 분야를 전략이라는 관점으로 한데 묶었다. 침팬지, 고대 그리스, 마르크스, 성경 등 다양한 사례와 인물을 흥미롭게 다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고대 이스라엘, 그리스를 다룬 부분에서 거짓말이나 기만의 전략적 사용 사례가 많이 나온다. 21세기에도 속이는 게 전략적으로 중요한가.



 “오늘날에도 중요하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등의 발달로 들키지 않는 게 훨씬 어려워졌다. 디지털 시대에 전략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는 사실 잘 모른다. 디지털화는 전략론에 중대한 이론적 도전이다.”



 -18세기 말부터 전략이라는 말이 서구사회에서 일상생활 용어가 된 이유는 무엇인가.



 “계몽기에 전략이라는 용어가 부활했다. 나폴레옹 전쟁을 거치며 승리를 위한 군사 전략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이런 시대적 배경 때문에 사람들은 전략이라는 말을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했다. 또 군사가 아닌 다른 분야에도 전략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략가는 누구인가.



 “알렉산드로스 대왕, 나폴레옹, 처칠, 마오쩌둥 등은 특정 시대의 산물이다. ‘위대한 상황’이 위대한 전략가를 낳는다. 시대와 상황을 초월해 항상 옳은 전략가는 없다. 어떤 상황에 맞는 전략은 다른 상황에는 잘 맞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위인의 삶에서 오늘의 리더십 교훈을 추출했다는 책들에 대해 회의적이다.”



 -현실 속 전략과 이론 속 전략은 어떻게 다른가.



 “현실의 전략가는 목표들이 서로 충돌하는 가운데 직감적이고 신속한 결정으로 실질적인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이론가들은 합리성과 논리성에 편향됐다. 이론과 실천은 서로 조명하는 관계이지만, 아쉽게도 현실의 전략가들은 한걸음 물러서서 상황을 바라볼 여유가 없다.”



 -한국에는 무엇이 최대의 전략적 도전인가.



 “다른 나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약간 외람된 일이라는 것을 전제로 말하겠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한국의 고유한 역사와 이익을 주지시키는 가운데 경제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물론 남북관계가 한국에 최대의 도전이다. 한국이 할 일은 남북관계의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다.”



 -전략은 일상 생활에서도 필요한가. 부모·자식, 남편·부인이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가정은 지옥 같지 않을까.



 “식구들이 손익계산을 하고 술수를 쓰려고 한다면 그런 가정은 붕괴할 것이다. 가정은 궁극적으로 신뢰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녀들 교육이나 재정 등 큰 문제에는 전략적 사고가 유용하다.”



 -책에서 인도의 전략은 다루지 않고 있다.



 “일부러 그럴 필요가 있었다. 『전략의 역사』는 매우 서구중심적인 책이다. 서구 역사에서 전략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그 연원을 따졌다. 『손자병법』이나 일본의 비즈니스 전략가들이 책에 나오는 이유는 그들이 서구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재미있게 읽기 바란다. 내게 경탄의 대상인 한국에서 책이 나와 기쁘다. 분단과 전쟁의 상흔을 이겨내고 한국 회사들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앞으로 한국 사례에 대해 더 관심 있게 연구하겠다.”



김환영 기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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