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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영어를 향한 짝사랑, 계속해야만 할까

중앙일보 2014.12.13 00:19 종합 27면 지면보기
당신의 영어는 왜 실패하는가

이병민 지음

우리학교, 380쪽

1만6000원




영어에 관한 한 우리 대부분은 실패자다. 계속 애정을 퍼부어도 받아주지 않는 짝사랑 상대 같다. 영어를 잘하는 것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할 수 있나. 필자는 여기서 한 단계 더 깊이 생각해보자고 말한다. 도대체 왜 우리는 영어를 잘하려 이렇게 애쓰는가.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인 저자가 영어가 권력이 된 한국 사회에 던지는 속시원한 펀치다. 저자에 따르면 영어를 향한 우리의 사랑은 배신을 당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키워드는 ‘노출 시간’이다. 언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을수록 실력이 늘어나는 건 당연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이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려면 적어도 1만1680시간이 필요하다. 하루 8시간씩 꼬박 4년이 걸린다.



이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대부분의 문제가 풀린다. 영어와 접하지 않고 대부분의 일상을 유지하는 한국인들이 영어를 잘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영어를 일찍 가르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나이와 영어 습득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몇 살이냐’가 아니라 ‘노출 환경’이 중요하다.



 저자는 언어학, 교육학계의 최신 연구결과를 다양하게 제시하며 “영어에 부여된 쓸 데 없는 가중치와 권위를 벗어 던지자”고 제안한다. 영어가 고민인 모든 사람들, 학부모는 물론 영어교육 관계자들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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