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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김기자] 정윤회 출두 전, 치열한 기싸움…"명당 잡아!"

온라인 중앙일보 2014.12.12 14:12
지난 10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는 정윤회씨를 촬영하기 위해 대기중인 사진기자들. [송은석 뉴스1 기자]


요즘 명절 대목 시장보다 북적거리는 곳이 어딘지 아시나요?



바로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현관 앞입니다.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이 출두할 때 마다 취재기자, 사진기자, 방송촬영기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새벽부터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대기중인 각사의 취재차량들 [박종민 노컷뉴스 기자]
보통 이들이 출두하는 시간은 오전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입니다. 이런 경우 사진의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자리'입니다. 어느 자리에서 촬영하느냐에 따라 사진이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위 사진은 정윤회씨가 출두하는 날 사진입니다. 가장 좋은 자리는 정 씨가 청사 안으로 들어가는 출입문 바로 앞자리입니다. 이유는 출두하는 사람이 차에서 내려서 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까지 가장 오랫동안 정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자리기 때문 입니다.위 사진에서 보면 왼쪽 아래 파란 점퍼를 입고 계신 분이시군요.



정윤회씨 귀가를 기다리던 사진기자들이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고 있다.
그렇다면 이 분은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몇 시에 현장에 나왔을까요? 통상적인 인물의 검찰 출두의 경우 보통 2시간 전에 나오면 괜찮은 자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특히 정윤회씨의 경우는 그 동안 언론이나 대중에 공개된 적이 없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기 때문에 좋은 자리를 잡으려는 과정에서 기자들 간 실랑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예전 삼성특검에 이건희 회장이 출두하는 날 하루 전 부터 사다리를 가져다 놓고 남들이 옮기지 못하도록 청테이프로 바닦에 붙여놓는 웃지 못 할 일도 있었습니다. 한국사진기자협회는 이날도 과열경쟁을 우려해 '오전 5시부터 자리를 잡을 수 있으며 그 이전에 선점한 자리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에 따라 대부분의 회사가 새벽 4시부터 현장에 나왔다고 하네요.



새벽 1시 40분에 마감해 2만5000부 발행한 11일자 중앙일보 1면
조사를 마치고 귀가를 하는 경우, 출두할 때 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꽤 많은 취재진이 대기를 합니다. 문제는 출두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귀가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또 기자들의 하염없는 기다림이 시작됩니다. 지난 10일 밤 정윤회씨가 귀가하는 모습을 사진 찍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나갔습니다. 1면에 들어가 있는 정씨의 출두 모습을 귀가 모습으로 돌판(정규 마감시간을 지나 하는 마감으로 많은 부수를 찍지는 못한다)을 한다고 했습니다. 당초 12시 이전에 나간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정씨는 1시 40분이 돼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부랴부랴 10분 만에 마감을 했지만 약 2만5천부에만 귀가하는 정씨의 사진이 찍혀 나갔습니다. 돌판 마감을 하는 경우가 많은 건 아니지만 이렇게 마감을 하고 나면 뭔가 큰일을 한 것 같은 뿌듯함이 듭니다. 퇴근 시간을 많이 지났지만 집으로 가는 길이 그리 힘들지 않았습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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