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자원 40조 투자, 5조만 회수 … 야당 "MB, 국조 나와야"

중앙일보 2014.12.12 00:54 종합 16면 지면보기
새정치민주연합이 11일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지난 10일 여야 대표·원내대표 회동에서 ‘해외자원 국정조사’를 얻어낸 뒤 곧바로 이 전 대통령을 타깃으로 삼기 시작했다. 당 ‘MB정부 해외자원 개발 국부유출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노영민)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국정조사에선 해외자원 개발이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것이었는지, 이명박 형제와 정권 실세의 이익을 밝히기 위한 것이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도 “(전직 대통령을) 함부로 불러 망신 주는 것도 안 되지만, 터무니없는 것으로 밝혀진 부분에 대해선 (직접 해명하기 위해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자체 조사한 결과 토대로 공세
"터무니없는 부분 직접 해명해야"
이재오 등 친이계는 강력 반발
"현 정권의 정윤회 사건 물타기"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10월부터 진상조사위를 가동하며 사실상 국정조사를 준비해왔다. 새정치연합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MB정부 기간(2008~2012년) 해외 광물·석유가스 분야에 새롭게 투자한 돈은 40조8001억원이었다. 이 사업을 통해 올해 10월까지 회수된 돈은 13% 수준인 5조3900억원에 불과하다. 1977년 파라과이 우라늄 광산에 투자한 뒤 한국이 37년간 총 70조원(MB정부 포함)을 투자해 36조6883억원(52.4%)을 회수한 것을 감안하면 전체 평균에 한참 못 미친다. MB정부의 신규 사업을 빼면 한국은 총 29조2017억원을 투자한 뒤 31조2983억원을 벌어들여 2조966억원(회수율 107%)의 흑자를 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해외자원 개발은 리스크가 큰 데다 장기간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새정치연합 측은 “MB정부의 자원외교 사업은 일반적인 탐사가 아니라 이미 개발이 끝난 곳을 중심으로 투자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국정조사에서 양측의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해외자원 투자를 위한 외부 용역 보고서에 대한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캐나다 하베스트(Harvest)사와 영국 다나(Dana)사 등을 12조4000억원에 인수할 때 메릴린치가 자문을 맡았는데, 자문을 담당한 메릴린치 서울지점장 김모씨가 MB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백준 전 총무비서관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진상조사위 소속 부좌현 의원은 “메릴린치가 작성한 보고서를 믿고 2조9000억원짜리 회사를 4조원에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 측은 “2008년 4월에 메릴린치로 이직할 당시 투자자문 계약이 이미 체결된 상태였다. 2009년 하베스트 건은 캐나다 법인과 석유공사가 직접 맺은 계약으로 나는 주도할 위치가 아니었다”고 맞서고 있다.



◆"자원외교는 몇십 년 내다보고 투자”=여야 지도부가 해외자원 개발 국정조사를 실시키로 합의한 데 대해 새누리당 친이계 의원들은 반발했다. MB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 의원은 “자원외교를 국정조사한다는 건 국익에 도움이 안 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정권이 정윤회 사건이라는 위기를 넘기기 위해 지난 정권을 딛고 가려는 게 아니냐”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새정치연합 주최의 개헌토론회에 참석해 “현 정권이 유신 독재권력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지 않나. 이번에도 주변 관리를 잘못해서 죄송하다고 했어야 하는데 그런 말은 한 번도 안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 적폐의 결정판”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병국 의원도 “자원외교는 벤처사업과 마찬가지”라며 “몇십 년을 내다보고 투자해야 할 부분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종문·김경희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