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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 삼성과 협력 사물인터넷 생태계 주도"

중앙일보 2014.12.12 00:55 경제 6면 지면보기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발도르프 지역에 위치한 SAP 본사. SAP는 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자원관리(CRM)·인적자원관리(HRM) 등 기업용 솔루션 분야 세계 최대 기업이다. 독일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로 지난해 매출액은 23조7000억원에 이른다. 10일(현지시간) 이 ‘정보기술 공룡’ 기업 본사에서 흥미로운 시연이 벌어졌다.


독일서 만난 휘텐 전략총괄 대표
삼성의 뛰어난 모바일 경쟁력 도입
고객·재고·인력 관리 통합 운영
데이터 처리 분석 속도 1만배 높여

 # 장면1=스위스에 있는 헬리콥터 제조회사에서 한 정비사가 태블릿 PC로 헬리콥터를 찍는다. 그러자 화면에 헬리콥터 운항정보와 조종사에 대한 정보가 뜬다. 곧이어 어떤 부품에 문제가 있으며, 그 부품 재고가 어디에 있는지, 심지어 부품을 갈아끼우는 방법까지 안내된다.



 # 장면2=독일의 한 편의점. 손님이 들어서자 상점 위에 있는 카메라가 고객의 얼굴을 인식한 뒤 성별과 연령대를 분석해 관심이 있을만한 상품을 화면에 띄운다. 20대 초반 여성에겐 멋진 남성모델이 있는 잡지가, 30대 중반 남성에겐 에딩거 맥주가 화면에 나타난다.



 사물인터넷(IoT) 시대, 기기와 기기, 기업과 소비자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는 지를 보여주는 모습들이다. 시연엔 SAP가 개발한 솔루션과 플랫폼이 사용됐다.



 이날 SAP본사에서 만난 크리스토프 휘텐(사진) 회계전략총괄 대표는 “구글이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공개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듯이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플랫폼을 제공하겠다”고 자신했다.



특히 그는 삼성전자와의 협력에 큰 기대를 드러내며 “삼성전자와 협력해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주도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삼성전자와 기업용 모바일 솔루션 개발에 협력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엔 ‘스마트 생태계 확장’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조한 것이다.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SAP가 내세우는 전략은 ‘개방성’과 ‘단순화’다. 신생기업(스타트업) 등 누구라도 쉽고 간편하게 비즈니스 앱(애플리케이션)을 만들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사용자들도 언제 어디서나 어떤 모바일 기기로 접속하더라도 간단하게 사물인터넷 시대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기업용 모바일 시장의 구글’ 전략이다.



 이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휘텐 대표가 내세우는 무기는 SAP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하나(HANA)플랫폼’과 삼성전자의 뛰어난 모바일 경쟁력이다. SAP의 지원 아래 한국의 차상균 교수팀이 개발한 하나 플랫폼은 고객관리·재고관리·인력관리 등 지금까지 분야별로 각각 따로따로 운영되던 기업 솔루션들을 모두 연동시켜 데이터 처리·분석 속도를 기존보다 1만배 이상 향상시켰다.



 기차역의 ‘플랫폼’처럼 모든 종류의 열차를 한 곳에서 관리해 중복되는 데이터를 없애고 처리 속도를 높였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솔루션도 이를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불러내 활용할 수 없으면 가치가 떨어진다.



 이와 관련 휘텐 대표는 “하나 플랫폼 위에서 구동되는 수많은 비즈니스 앱들을 모바일 기기로 언제 어디서든 접속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혁명적인 일”이라며 “특히 한국에서는 사물인터넷과 헬스케어·커넥티드카(car) 분야에 우리의 솔루션이 빠르게 접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헬스케어와 관련 SAP는 삼성의 모바일 기기에서 환자의 건강정보를 빠르고 안전하게 접근하는 ‘맞춤형 진료와 치료’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휘텐 대표는 “사물인터넷이 개인별로 맞춤화된 헬스케어·유통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할수록 최종 소비자가 점점 중요해 질 수 밖에 없다”면서 “과거 전통적인 기업간거래(B2B)영역들이 기업소비자간거래(B2C)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발도르프(독일)=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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