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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우윳값 못 잡은 원유가격 연동제

중앙일보 2014.12.12 00:24 경제 10면 지면보기
김연화
한국소비생활연구원장
원유(原乳)가격 연동제(이후 연동제)는 생산농가의 생산비를 원유가격에 탄력적으로 반영하여 낙농가 경영 개선과 유업체간의 갈등의 고리를 끊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연동제 도입(2012년) 이후 1년 간의 제도 시행효과를 돌아보면 탄력적 시세반영이라는 목적은 이루었지만 최종 소비자에게 가격부담이 되는 부작용이 발생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우유는 거의 필수재에 가까운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특성상 우유의 가격변동에 대해 소비자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 원유가격상승분뿐만 아니라 제조가공비와 유통마진률이 정률제로 가격에 반영됨에 따라 실제 원유가격인상분인 106원보다 더 높은 250원이 책정되는 등 제도의 취지에 어긋날 정도로 비합리적인 소비자가격이 형성되었다. 결국 낙농업체를 보호하자는 취지하에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는 제조가공업체와 유통업체에게 돌아가는 마진까지 높여, 배(원유가격)보다 배꼽(유통 및 제조마진의 가격)이 커진 가격이 되어 소비자들은 매우 격양된 불만을 표출할 수 밖에 없었다.



 늘 기업과 유통업체의 각각의 입장을 들어보면 모두가 그럴 듯하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을 반영한 연동제의 개선 및 추후논의를 통해 우유 및 유가공 시장의 객관성, 투명성, 신뢰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무엇보다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금번 낙농육우협회가 연동제에 의한 25원의 가격인상요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인상을 유보하는 자세는 소비자와 경제의 어려운 현실을 함께 공유하고 연대하려는 것으로 고무적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움직임은 어느 한 곳에서만 일어날 것이 아니다. 모두가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이런 작은 과정에서 신뢰가 하나하나 쌓여 갈 때 우리 낙농가가 생산한 우유의 가치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연화 한국소비생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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