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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자동차 검사, 사업용은 국가가 전담해야

중앙일보 2014.12.12 00:22 경제 10면 지면보기
김기혁
대한교통학회 회장
지난 3일 민간 정비업체 자동차검사원 9명이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과적을 위해 철제 난간을 높이 올린 불법 개조 화물차를 합격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기 검사 단골로 만들어 검사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이들이 합격시킨 불법차량만 152대에 이른다고 한다.



 차량들은 본래 출고될 당시에 설정된 적재중량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차량운행이다. 세월호 사고처럼 불법개조는 사고의 큰 원인 중 하나다. 게다가 과적은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살인 행위나 다름없다. 교통안전공단과 서울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시속 90km 주행 시 과적 차량은 제동거리가 66% 증가하고, 커브길에서의 전복 위험도 60%나 높다.



 이처럼 사고위험이 높은 불법개조 차량이 자동차 검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에 이원화 되어 있는 자동차검사 제도에 기인한다. 운행 중인 자동차의 안전 확보는 운전자의 자가 점검 외에는 별다른 수단이 없다. 그러나 차량의 안전도 확보는 국민의 삶과 밀접하며 피해규모도 대단히 크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이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 일본, 영국 등 OECD 국가들을 포함한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정부가 직접 자동차검사소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1962년 처음으로 자동차검사 제도를 도입하고, 1981년 공공기관인 교통안전공단이 검사업무를 전담하게 했다. 하지만, 1997년 정부 독점에서 정부와 민간이 함께 시장에서 경쟁하는 형태로 법률을 개정하였다. 민간의 활발한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급증하는 자동차 등록 대수 대비 부족한 자동차검사 시설을 보충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민간업체 간의 경쟁이 종종 부실검사를 야기한다는 점이다. 이윤 극대화를 위해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확보하고자 하는 민간 정비업체는 불법 구조변경 승인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실제로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의 검사 불합격률은 18%였지만, 민간정비업체는 9%에 그쳐 약 2배의 차이를 보였다. 특히, ‘셀프검사’로 불리는 일부 버스회사의 자사차량 검사 불합격률은 0.5%에 불과했다. 교통안전공단의 버스검사 불합격률이 17%인 점을 고려하면 형식적인 검사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영국이나 호주 등의 선진국처럼 사업용자동차는 국가가 전담해서 자동차 검사를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사업용자동차는 비사업용에 비해 교통사고율이 5배나 높다. 특히 버스는 한 번의 사고만으로도 대형 인명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참사를 겪고 있으면서도 우리사회는 아직 안전불감증이 만연해있다. 국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국가가 국민 을 교통사고로부터 보호해 주어야 한다. 자동차검사를 규제로 인식하는 정서는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철저 한 자동차검사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출발점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김기혁 대한교통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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