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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외국인 기업은 경제 동반자다

중앙일보 2014.12.09 00:29 경제 11면 지면보기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
국제연합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한국으로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는 2013년 122억 달러(약 13조4000억원)로,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신흥 8개국 가운데 7위였다. 한국의 FDI 액수는 2008년 111억 달러를 기록한 후 2009년부터 4년간 90억달러대에 머물다 2013년 122억달러로 소폭 늘었다. 하지만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의 2013년 FDI 규모는 각각 한국의 5배와 1.5배 수준으로 많다. 말레이시아는 2008년 71억 달러에서 2013년 123억 달러로 치솟아 한국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가별 상황에 따라 FDI 추이는 다르나 각국 정부는 경제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있는 추세인 것은 분명하다. 한국의 FDI가 지난 몇 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도 고용창출,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FDI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FDI 유치 실적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일까. A.T. 커니가 발간해 산업연구원이 번역한 『2014년 국가별 외국인 직접투자 신뢰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25대 FDI 상위국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는다. 2012년 19위, 2013년 21위에 이어 올해엔 순위에도 못 들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감안하면 현재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의 2013년 기준 GDP 대비 FDI 유입액 비중은 1.0%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4%, 주요 20개국(G20) 평균인 1.6% 보다 낮다. 브릭스 국가인 브라질(2.9%)·중국(2.8%)·인도(1.5%)·러시아(2.6%) 등에도 못 미치는 비중이다.



 특정 국가에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과 이를 받아들이는 국가 경제 간의 상호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질 때 FDI가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내 직접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선결돼야 할 몇 가지 중요한 과제가 존재한다. 지난 12년간 꾸준히 한국에 투자해 온 한국지엠 최고경영자로서 체감한 점이기도 하다.



 첫째, 최근 한국 제조업에 있어 빠르게 상승하는 노동비용과 경직적인 노동시장은 산업 전반의 노동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제조업 분야의 FDI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조사에서 2013년 한국의 노사관계 생산성은 60개국 중 56위였다. 한국 내 제조업 활성화와 제조업 분야 FDI 유치를 위해서도 이 문제가 꼭 개선돼야 한다.



 둘째, FDI 기업에 대해 국민들이 공정하고 올바른 시각을 갖는 것은 더욱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의 경우 대규모 직접 투자를 유치한 중국과는 달리 내수 경제자립 후 수출 주도형 경제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일부 국민 정서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FDI의 실패 사례를 지켜본 데에서 온 거부감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선입견은 오해 혹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나온 맹목적인 시각이어서 안타깝다. 한국 내 FDI 기업들은 꾸준히 고용과 투자를 창출해 내고 있으며, 이미 한국 경제에 있어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외국계 기업이냐 국내 기반 기업이냐는 식으로 뿌리를 찾기 보다는, FDI 기업들을 안정적으로 유치해 고용과 투자·세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등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경제에서 자동차산업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다. 한국지엠은 국내 최대 FDI 기업으로서 1만900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고, 연간 약 20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해 90%를 수출하는 회사다. 이런 규모의 한국지엠을 이끌고 있다는 데 큰 자부심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FDI 기업이 한국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국민과 이해 관계자의 따뜻한 격려와 지원을 기대해본다. “같이 갑시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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