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특별 기고] 애덤 스미스의 나라

중앙선데이 2014.11.30 03:39 403호 30면 지면보기
11월 30일은 스코틀랜드의 국경일 세인트앤드루스 데이다. 10주 전 스코틀랜드는 영국의 일부로 남을지 결정하는 주민투표를 실시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나는 스코틀랜드인이자 영국인인 것이 모두 자랑스럽고 85% 이상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한 것은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훌륭한 예라고 생각한다.

주민투표로 인한 전 세계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스코틀랜드는 생각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것 같다. 골프와 위스키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지만 스코틀랜드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스코틀랜드는 500만 명 정도로 적은 인구에 비해 훨씬 큰 영향력을 미쳐왔다. 현대 경제학의 기반을 마련한 데이비드 흄과 애덤 스미스, 증기기관을 발명해 산업혁명을 이끈 제임스 와트, 지구의 연령을 밝혀낸 지질학의 아버지 제임스 허튼, 전화기를 발명해 텔레커뮤니케이션의 혁명을 이끈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텔레비전을 발명한 존 로지 베어드, 페니실린을 발견한 미생물학자 플레밍이 모두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이렇게 위대한 지적 전통은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킨 에든버러대학의 과학자들과 최근 입자 물리학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피터 힉스 교수까지 이어져 왔다.

스코틀랜드는 이렇게 계속해서 인류의 지식 발전에 기여해왔다. 이것은 강력한 교육 시스템 덕분이다. 윤보선 대통령은 스코틀랜드의 대학을 졸업한 최초의 한국인이었으며 오늘날에도 한국과 스코틀랜드의 대학들 간 파트너십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가장 큰 도시인 글래스고는 20세기 초엔 전 세계 조선업과 제조업의 중심이었다. 글래스고의 엔지니어들은 한국이 조선업을 시작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21세기, 여전히 이 도시는 강한 첨단 공학과 금융 서비스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애버딘이라는 도시는 북해의 오일과 가스 발견으로 영국에서 런던 다음으로 가장 번영한 도시가 됐고 관련 기업들은 이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 했다. 또 애버딘대학과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은 해상 오일 플랫폼 연구와 설계 분야를 선도하며 한국의 연구기관 및 기업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또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리더이기도 하다. 영국과 스코틀랜드 정부는 긴밀한 상호 협력을 통해 해상 풍력, 파력, 조력 발전에 대한 기업 투자를 장려함으로써 풍부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적인 맛과 품질을 자랑하는 해산물은 스코틀랜드의 또 다른 중요한 자원으로 이제 한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식음료 분야 또한 스코틀랜드 경제의 중요한 축이다. 브루독, 벨 헤이븐 맥주는 풍부한 맛으로 인기가 높고 애버딘 앵거스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육우로 알려져 있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한국의 소비자들은 이러한 상품들을 더욱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위스키는 북해의 오일 다음으로 스코틀랜드의 가장 큰 효자 수출 품목이다.

스코틀랜드는 매우 아름다운 경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야생의 케언곰 산맥, 마술과 같은 호수와 성들, 헤브리디스 제도의 아름다운 섬, 그림 같은 마을, 장엄한 디사이드는 모두 영국 왕실이 수 세대에 걸쳐 선호하는 휴양지로 지구상의 어떤 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매년 8월 세계 최대의 예술 축제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전 세계 수천만 명의 예술가를 끌어 모은다. 축제 기간 동안 에든버러 시 전체는 갤러리와 공연장이 되고 다양한 언어·인종·문화를 반영하는 춤·미술·연극·책·음악·희극이 선보인다. 스코틀랜드를 방문하지 않는다면 영국 여행은 완전한 것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

구독신청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