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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침체, 중국 성장 둔화, 미국은 활기

중앙선데이 2014.11.30 00:11 403호 3면 지면보기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이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유럽 일부 국가들은 러시아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군비 증강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국방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AP=뉴시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불법이다. 관련국에 경제적 손실을 줄 뿐만 아니라 국제안보도 위협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터키 국빈방문을 앞두고 서방에 대해 이렇게 경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에 따른 후폭풍이 내년에도 거셀 듯하다. 유럽에서는 ‘러시아 위협론’의 등장으로 역내 정세가 불안정하다. 유럽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상황도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이를 반영하듯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도 힘겨운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잡지가 최근 펴낸 ‘2015년 세계 전망’(The World in 2015·사진)을 통해서다. 이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은 여전히 경기침체로 고전할 것이고 중국 경제도 고속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미국 등의 성장세로 인해 글로벌 경제 상황은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와 중동의 ‘이슬람국가(IS)’ 문제 등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과학 분야에서는 2006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탐사선 뉴호라이즌이 드디어 명왕성에 도달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 다음은 이코노미스트가 살펴본 내년도 주요 이슈 및 전망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진단한 ‘2015년 세계’

中, 7억5000만 네티즌 영향력 주목
[아시아] 중국의 경제성장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파워로서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내년 경제성장 목표는 7%로 과거에 비해 다소 낮다. 여기에는 성장보다는 내실을 기하겠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의지가 담겨 있다.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부패척결 등과 같은 개혁을 통해 사회정의 실현에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정치에서 시 주석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가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인터넷의 확산이다. 내년 7억5000만 명을 돌파할 중국 네티즌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언론통제를 강화한다고 해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회적 이슈에 반응하는 민초들의 영향력 확대는 불가피하다. 국제관계에서는 동중국해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을 둘러싼 일본·미국 등과의 마찰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아베노믹스가 가장 큰 이슈다. 내년이 일본 경제의 변곡점이 될 것이다.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소비세 인상의 부작용이 확산돼 경제회복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내년 4월 지방선거 승리와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 2018년까지 장기 집권하는 야망을 키워왔다. 하지만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경우 그의 꿈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 밖에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나라는 인도·인도네시아·미얀마 등이다. 지난 5월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내년에도 바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올해 일본과 미국 등을 방문했다. 모디 총리가 가장 역점을 두는 정책은 외자 유치다. 이를 위해 모디 총리는 경제 대국들과 긴밀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속에서 모디 총리가 어떤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5600만 명을 보유한 동남아에서 가장 큰 국가다. 지난 10월 취임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은 경제개혁을 국정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하지만 기득권 세력의 반발로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얀마의 민주화도 내년이 기로다.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당(NLD) 등 야권은 내년 안에 헌법 개정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현행법이 수지 여사의 대선 출마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부를 기반으로 한 현 집권세력의 반대로 개헌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U 모델을 좇고 있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의 경제·정치적 통합도 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소야대 미국, 오바마·공화당 대립 격화
[아메리카] 11월 4일 미국에서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 양원 모두를 장악했다. 이 때문에 내년에는 민주당 소속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대립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임기 2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을 막기 위해 애쓸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의회의 동의가 필요 없는 대통령 행정명령과 의회를 통과한 법안의 거부권 등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평소에도 “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펜을 갖고 있다”는 말을 즐겨 썼다. 특히 내년에 그는 이민·환경·범죄 관련 정책에서 적극적으로 행정명령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제도 개혁도 점차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회복에 따라 금리 상승도 예상된다. NASA가 2006년 발사한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이 마침내 최종 목적지인 명왕성을 탐사할 예정이다. 48억㎞를 여행한 이 우주선은 명왕성과 그 위성들의 근접사진을 찍어 보내는 임무를 띠고 있다. 성공하면 우주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다.

  아메리카 대륙의 경제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5% 수준이었던 경제성장률은 3% 가까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멕시코는 4%의 성장이 전망된다. 지난 수십 년간 남미 대부분 국가에선 좌파정부가 득세했지만 내년에는 중도적 성향의 정치세력들도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위협론에 대응책 마련 부심
[유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공화국 합병은 유럽 지도자들의 눈을 국내에서 국외로 돌리게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던 유럽 각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의 존재감을 재확인하게 됐다. 러시아 이슈는 유럽에서 가장 골칫거리다. 내년 유럽의 대러시아 정책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러시아의 위협에 따른 유럽 각국의 국방비 증가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 모색 ▶러시아에 대한 제재 유지 및 강화 등이다. 이에 맞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응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외에도 유럽 남부 국가들의 경제회복 성과도 지역 안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S·에볼라 사태 쉽게 안 풀릴 듯
[중동 아프리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IS의 위협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군은 공습을 통해 IS를 공격하고 있지만 소탕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란 핵문제도 큰 관심사다. 이란 핵협상 시한은 내년 7월 1일로 연장됐다. 최근 협상 당사국들이 타결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만큼 기대를 걸어볼 만도 하다.

  아프리카의 에볼라 사태는 국제사회의 때늦은 대응으로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기니 등에서 에볼라가 완전히 퇴치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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