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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무얼 필요로 하는지 민간 기업이 가장 정확히 알아”

중앙선데이 2014.11.30 01:51 403호 14면 지면보기
중앙포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적 자금으로 만드는 앱의 대부분은 공공을 위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민간 영역과는 달리 정부는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이에 대해 조현정(57·비트컴퓨터 대표·사진)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은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은 민간이 더 잘 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공공 서비스 앱을 만들겠다고 나서지 말고 민간이 하도록 놔두라는 것이다. 대신 공공 앱을 만든 민간 영역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

 -이미 많은 공공데이터가 공개돼 있다. 그 이상의 정부 지원이 필요한가.
 “산업적 측면에서 볼 때 공공데이터로 만든 앱은 대부분 개발자가 사용료를 받지 못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버스가 언제 오는지 알려주는 앱은 국민 편의를 위한 공공서비스 앱이다. 하지만 이걸 만든다고 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건 작은 광고를 통해서다. 사용자가 버스를 검색할 때마다 5원이라도 돌아갈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또는 이 앱의 개발로 승객이 늘어난 버스회사가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거다.”

 -업계에선 스스로 수익구조를 찾아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지 않나.
 “물론 성공한 사례가 있기는 하다. ‘메디라떼’라는 앱을 만든 메디벤처스라는 업체의 사례다. 어느 위치에 어느 병원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앱인데, 특히 그 병원에 어떤 시설이 갖춰져 있는지 상세한 내용이 들어 있다. 사람들이 급할 때 주변 병원부터 찾지만 포털사이트에서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 병원을 제대로 찾기 쉽지 않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했고 국민 건강과도 연결되는 공공서비스지만 동시에 병원 입장에선 홍보도 된다. 병원들이 진료비 쿠폰 등을 발급하는 방향으로 수익 구조도 마련됐다. 반면 공공주차장 앱을 보자. 주차장에선 주차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는다. 하지만 공공주차장 정보를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앱을 만든 사람에겐 돈이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부가 만들게 하는 것이 가장 낫지 않나.
 “공공서비스 앱은 정부 기관이 돈 들여 만들 것이 아니다. 정부에서 공공 데이터를 내주면 민간에서 더 훌륭하고 다양하게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정부는 앱을 만들어 민간 창업의 기회를 막고 있다. 그렇다면 홍보라도 잘해야 하는데 세금을 들여 만들어 놓고 방치해 버린다. 그 과정에서 시장도 망가진다. 무엇이 필요한지는 민간이 더 잘 안다. 민간이 어느 분야에 대해 사업을 하고 있으면 그쪽은 건들지 말아야 한다. 민간 앱 가운데 공공 활용성이 높은 앱을 골라 정부가 수익을 보장해줘야 한다.”

 -이미 앱은 무료로 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어차피 수익 창출이 어려운 것 아닌가.
 “창조경제, 정부3.0 정책이 개방과 소통으로 새 성장동력을 만들자는 취지다.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가 지난해 설립돼 1년 반 정도 운영됐다. 전에는 정부가 데이터를 내주고 쓰라는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국민이 원하는 대로 데이터를 요구해 받는 것이 골자다. 당시 일자리 20여만 개가 생길 거라는 전망도 나왔는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돈을 벌 수 없는 구조니 일자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정부의 현명한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민간에서도 중복 개발되는 공공 앱이 많아 예산이 많이 들 것 같다.
 “심사를 거쳐 선정된 공공성 높은 앱의 개발자에게 개발비를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 공공데이터를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내어주는 것처럼 공공서비스를 위해 만들어진 앱이 여럿 있다면 그들끼리 수익을 나눠 가질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개발단계부터 운영까지 돈이 많이 드는 과제나 앱 개발은 잘 수행할 만한 능력이 있는지를 명확히 따져 기회를 줘야 한다.”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창업 콘테스트도 많이 열리고 있지 않나.
 “얼마 전 행정자치부가 주관한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가 열렸다. 하지만 이날 대통령상을 받은 앱들은 그저 공공성에만 묻혀 있었다.(수상작은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보행자를 위한 교통사고 예방서비스’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빅데이터 기반 다국어 레스토랑 랭킹 서비스’였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는 앱에 상을 줄 수 있도록 주최 측에서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직접 정부가 앱부터 만들 게 아니라 민간에 필요하다고 요청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필요한 예산을 잘 선별해 줘야 한다. 일종의 종잣돈(시드머니)을 쓴다는 것이다. 그래야 일자리가 생겨난다.”


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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