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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웃긴 로커

중앙일보 2014.11.30 00:05
잭 블랙(45)이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는다. 배우가 아니라 가수로서다. 그가 만든 록 밴드 테네이셔스 디(Tenacious D)가 12월 5~6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잭 블랙은 그동안 여러 영화에서도 록 음악에 대한 애정을 담뿍 드러내곤 했다.


[매거진M] 뮤지션으로 내한하는 잭 블랙



“스티비 원더의 노래 ‘아이 저스트 콜 투 세이 아이 러브 유(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있나요?” “그럼요.” “그거 주세요.” “안 돼요.” “왜 안 돼요?” “너절하고 슬픈 노래라서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2000,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의 음반 가게 직원 베리(잭 블랙)는 자신의 음악적 취향을 고집하다 못해 손님을 내쫓기까지 한다. 그런 베리의 모습에는 이를 연기한 잭 블랙이 자연스레 겹친다. 하드록을 신봉하는 베리 못지 않게 잭 블랙도 록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잭 블랙은 1992년부터 영화 배우로 활동해 왔다. 뮤지션으로서의 경력도 그에 못지않다. “음악은 본업”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20년 동안 진지하게 밴드 활동을 병행해왔다. 그가 배우 카일 가스와 1994년 결성한 록 밴드 테네이셔스 디는 리드 보컬 JB(잭 블랙)와 기타리스트 KG(카일 가스)로 구성된 2인조 밴드다. 지금까지 세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과장되고 코믹한 퍼포먼스로 이른바 코미디 록 분야에서는 일찌감치 인정을 받았다. 푸 파이터스, 메탈리카 같은 쟁쟁한 밴드들과 한 무대에 서기도 했다.



록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스쿨 오브 락’(2003,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에서도 하늘을 찔렀다. 잭 블랙이 연기한 무명 로커 듀이는 뜻하지 않게 사립 초등학교의 임시 교사 노릇을 하면서 어린 학생들에게 교과목 대신 록 음악의 정신을 가르친다. ‘록을 하려면 규칙을 깨야 한다’고 강조하는 듀이는 어쩌면 록에 대한 잭 블랙의 경의와 진심이 고스란히 투영된 캐릭터였다. 그는 물 만난 고기처럼 능숙하게 무대를 장악하는 연기 아닌 연기를 보여줬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잭 블랙은 자기 밴드의 음악으로 뮤지컬 코미디 ‘터네이셔스 D’(2006, 리암 린치 감독)를 만든 적도 있다. 직접 주연과 제작·각본도 맡았다. 전설적인 로커들에게 전해 내려온 운명의 기타 피크를 두고 테네이셔스 디의 멤버 JB와 KG가 악마와 록 대결을 벌이는 얘기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스크린과 공연장을 오가는 잭 블랙의 두 가지 커리어가 한데 만난 작품이었다.



“나는 내 자신을 무기고 같은 연예인이라고 생각한다. 내 연기가 바주카포라면 내 음악은 마체테(날이 넓고 긴 칼)다. 당신은 내가 어떤 무기를 들고 찾아갈지 모른다.” 잭 블랙은 연기와 음악을 병행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아주 쉽게 설명한다. 그 두 가지가 주는 원초적 재미에 ‘꽂혔다’는 것이다. 록에 대한 그의 철학 역시 쉽고 단순하다. “록을 하기 위해 당신이 준비할 건 아무 것도 없다. 당신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준비한 적이 있나? 배고프다면 그냥 먹으면 된다.”





글= 고석희 매거진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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