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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펼친 오드리 헵번의 삶

중앙일보 2014.11.29 13:08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오드리 헵번, 뷰티 비욘드 뷰티' 전























"내가 기억하는 어머니는 집안에서의 어머니였다. 자라면서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대중들과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어머니의 이 두 가지 모습을 조화롭게 받아들이는 게 내 숙제였다. 그럴수록 그 두 어머니는 같은 한 사람이라는 놀랍고도 단순한 결론에 도달했다. 밖에서나 안에서나 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데 어머니의 강점이 있다."



오드리 헵번(1929∼93)의 둘째 아들 루카 도티(44) 오드리 헵번 어린이재단 회장의 말이다.



29일부터 내년 3월 8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오드리 헵번, 뷰티 비욘드 뷰티'전은 한 인물을 주제로 관련 사진·영상·유품 등의 자료를 모은 '입체 위인전'형 아카이브 전시다. 안네 프랑크와 같은 해 태어나 전쟁과 가난을 겪었고, 성장해서는 헐리우드 배우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던 여성, 두 아들의 엄마에서 나아가 아동 구호에 헌신하며 만인의 엄마가 된 오드리 헵번의 일생을 조명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오드리 헵번 어린이 재단 소장품, 가족이 간직해 온 유품, 로마ㆍ밀라노 등지 개인 소장가들의 소장품 등 300여종이 전시장에 나왔다. 2차 세계대전 중인 15세 무렵 헵번이 그린 그림들, 그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1954)을 안겨준 영화 '로마의 휴일' 속 스쿠터 '베스파', 아카데이 여우주연상 트로피, 지방시가 디자인한 헵번의 의상들, 그의 스위스 집 식탁 세트, 그가 출연한 영화 하이라이트, 가족 홈비디오, 엘리자베스 테일러(1932∼2011), 그레고리 펙(1916∼2003), 위베르 드 지방시(87) 등 당대를 함께 했던 이들의 인터뷰 영상 등이다.



전시를 기획한 최요한 감독은 "헵번은 어여쁜 배우로만 보여지기에는 너무 아까운 인물로 그녀가 살아온 삶의 과정은 화려한 스타가 아닌, 격동의 시대에 평범한 여자로 살고 싶은 한 여성의 몸부림이었다"며 "헵번 판타지의 진위 여부 판단에 어려움이 있었다. 전시 내용 대부분은 팩트이며 구전돼 온 이야기도 일부 들어 있다"고 말했다.



유명인 전시에서는 타이밍과 흥행 요소를 무시할 수 없다. 지난 8월 교황 방한을 앞두고 열렸던 관련 사진전들이 그랬다. 그럼에도 이들 전시가 감동을 준다면 그것은 전시 주인공들의 삶이 전하는 메시지들 덕분이다. 유명인 전시에서는 이 점을 입체적으로 구현하는데 역점을 둔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전시는 자료 조사가 더 필요했다. 적어도 '저 커다한 화보 사진들은 언제 어디서 찍힌 걸까' 하는 관객들의 기본적 궁금증은 해소돼야 하지 않을까. 입장료 성인 1만3000원, 초등생 이하 8000원. 티켓 당 1달러씩 오드리 헵번 어린이 재단에 기부된다고 한다. 1544-1555.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사진 오드리 헵번 어린이재단, 키라임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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