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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토 다쓰야 “대통령 개인적으로 비방할 목적이나 의도 없어”

중앙일보 2014.11.27 13:34



정윤회씨 검찰 측 증인으로 채택…보수단체 법정에서 소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가토 다쓰야(48) 일본 산케이 신문 전 서울지국장이 27일 첫 공판에 출석해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비방할 의사나 목적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 이동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준비기일에서 가토 전 지국장 측 변호인은 “독신녀인 대통령의 남녀관계에 대한 보도가 과연 사회적 평판을 떨어뜨리는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 지지도가 40%로 떨어지는 현상을 일본 독자에 쉽게 전하기 위해 쓴 기사로 공익의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에 대한 쟁점 정리 등이 진행된 이날 심리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변호인은 “명예훼손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데도 검찰은 피해자인 박 대통령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또 다른 피해자인 정윤회씨가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고, 박 대통령 측도 언론 보도를 통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 측은 재판부에 박 대통령의 옛 보좌관인 정윤회씨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 측은 칼럼에 인용된 기사 작성자와 박대통령의 당일 행적을 잘 아는 수행비서 혹은 비서실장을 증인으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한국 주재 해외 언론인들의 취재 환경에 대해 증언할 특파원과 언론 전문가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증인 채택 요청을 모두 받아들였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15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가토 전 지국장을 검찰에 고발한 보수단체 관계자들에 대한 신문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법원이 지정한 통역인의 도움을 받으며 굳은 얼굴로 재판에 임하던 가토 전 지국장은 발언의 기회가 주어지자 자리에서 일어서 미리 준비한 진술서를 읽어내려갔다. 그는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으로 취재해왔고 이번 수사에도 성실히 임했다”며 “법치국가인 한국에서 재판이 법과 증거에 따라 엄정히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토 측 변호인은 “지난 8월부터 일본에 가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재판부에 출국금지를 해제해도 된다는 의견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출금 기한인 내년 1월 15일까지 재판 진행상황을 보고 연장 신청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반대했다.



이날 재판에선 보수단체인 한겨레청년단 소속 회원들이 ‘가토 다쓰야 즉각 구속’이라고 쓴 종이를 들고 “대한민국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고함을 지르다 퇴정되기도 했다. 또 일본 취재진 50여명이 몰리면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가토 전 지국장은 지난 8월 3일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정윤회씨와 함께 있었고, 이들이 긴밀한 관계인 것처럼 표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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