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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예산은 넘어가도 법안 통과 안 될 것”

중앙일보 2014.11.27 00:54 종합 3면 지면보기
26일 오전 9시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에 대한 새누리당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만약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치닫게 된다면 우리는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누리예산·법인세 인상 위해 강수
“국회 파행 땐 중대결심” 경고도
새누리 “왜 저러는지 이해 안 가”

 9시30분 우윤근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긴급회의를 소집해 ‘국회 의사일정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김영란법’을 논의하려던 국회 정무위에선 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했다. 야당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퇴장하는 이유에 대해 “누리과정 예산안이 합의됐다가 여당이 번복해 재합의를 했는데 재번복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의 입장을 미처 전달받지 못한 채 오전 10시 법안심사를 진행하던 국토교통위는 회의 시작 28분 만에 중단됐다. 새정치연합 박기춘 위원장은 “당으로부터 지시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정회를 선포했다. 야당 지도부가 ‘보이콧’을 결정한 뒤 국회 모습이다.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를 만난 문 위원장은 “(누리과정 예산을) 합의해놓고 뒤집고, 또 뒤집고, 헛짓거리를 하는 여당의 행태를 더 이상 눈 뜨고 볼 수 없다”며 “야당이 물렁물렁하지 않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때문에 여당이 완전히 꼼짝 못 하는 것”이라며 “그걸 가만히 둘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예산은 넘어갈지 모르지만 법안은 아무것도 통과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은 이날 기자들에게 “국회 보이콧이 아니라 잠정 중단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국회를 무한정 정지시킬 작정이라기보다 새누리당으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의 측면이 강하다는 의미다. 쟁점인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국비 보조 규모를 올리거나, 예산안 처리 시일을 늦추거나, 야당이 주장하는 법인세 인상안을 받아내기 위해 강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우윤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에선 “하루이틀 정도면 잘될 것”이라는 말들도 나왔다. 27일 여야는 원내수석부대표 간 만남으로 대화를 재개한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기대대로 새누리당이 움직여 줄지는 미지수다. 26일 국회를 멈춰 세운 야당에 대한 새누리당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의 사전 통보가 전혀 없었다”며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야당은 우리가 합의를 번복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딴소리를 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일단 새누리당은 11월 말까지 예산 심사를 마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수정동의안을 만들 계획이다. 김 수석부대표는 “야당이 예산을 정쟁의 수단으로 끌고 가려 한다면 우리는 국회 예산심사를 반영한 수정동의안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며 “다음달 2일 본회의에 정부 원안과 수정동의안을 동시에 상정해 반드시 표결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석·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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