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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현대캐피탈, 외형보다 내실 경영 … 단순화로 연간 25만 업무시간 줄여

중앙일보 2014.11.27 00:06 6면 지면보기
Simplification Session에서 임직원 대상 강연 중인 현대카드·현대캐피탈 경영지원본부장 황유노 부사장의 모습. [사진 현대카드·현대캐피탈]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 연간 업무시간을 25만 시간 단축했다. 그 비결은 업무 간소화·단순화다.

모든 업무서 PPT작업 배제
상사 보고도 전화·이메일로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 올해 벌이고 있는 전사 캠페인 ‘Simplification’(업무 간소화·단순화)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내기 시작했다. Simplification 세부 과제 중 하나인 Work Simple에서 상당한 영향이 도출됐다. 직원 1인당 업무 시간이 연간 30시간 줄었다.



 예를 들어 IT에서 진행한 ‘업무협조전 결재 간소화’는 그 동안 불필요하게 팀장 결재를 거쳐야 했던 명함신청·전산소모품신청 등 10여종의 업무협조전을 없앴다. 이 기능은 서비스데스크로 통합되면서 연간 12만 시간의 리드타임을 단축할 수 있게 했다.



 그 동안 미국·중국·영국·캐나다 등 해외법인으로 발송되는 4800건의 해외법인 이메일 승인 절차도 간소화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측은 이 과제가 경영지원본부, Auto, 리스크, Brand, Operation부본부 등 해외법인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부서의 Simplification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비지원 절차도 개선했다. 내년부터는 지원서류를 제출할 때 의료기관의 진료기록을 떼러 다니는 수고 없이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 자료만 제출하면 된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황유노 부사장은 “이런 개선을 한 번 했다고 만족하지 말고 더 많은 직원들이 Simplification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그 과정에서 직원들의 피드백을 한 번 더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면서 “이런 지속적인 개선이 Simplification을 회사의 DNA로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전사적 Simplification을 위해 각 본부에 전담 직원을 지정했다. 이들은 ‘워킹그룹(working group)’을 조직해 직원들의 아이디어 발굴·취합, 개선방안 도출 등을 주도한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임직원은 언제라도 사내 인트라넷에 마련되어 있는 ‘Simplification’ 코너에 자신의 생각을 올릴 수 있다. 지난 3월 말에 문을 연 ‘Simplification’ 코너에는 불과 2달여 만에 1300건이 넘는 아이디어가 올라왔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측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피로도를 낮출 수 있는 일이기에 많은 임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각 본부 별로 수십 가지에 이르던 문서양식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관행적으로 주고받던 많은 사내 문서들이 폐지됐다. 전 직원 이메일 서명양식이 용량을 최소화한 형태로 통일됐고, 업무상 리스크가 낮은 항목의 결제 과정이 간소하게 개선됐다. 사원증 발급 절차, 해외출장 시 노트북 반출 절차 등도 핵심 부문을 중심으로 간소화 됐다. 여러 지점에서 따로 발급받던 서류를 한 곳에서 취합해 효율적으로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한 시스템도 새롭게 마련했다.



 ◆ZERO PPT 캠페인 실시=ZERO PPT 캠페인이란 PPT(파워포인트) 작업에 과도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직원들의 지적과 내부 반성에 따라, 모든 업무에서 PPT 작업을 배제하자는 운동이다. 현대카드가 진행 중인 변화관리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임직원들은 예전에 PPT로 보고하던 것을 지금은 이메일(35%), 구두(19%), 워드·엑셀(38%)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시적 PPT 사용금지 캠페인 이후 PPT가 사용가능하게 됐을 때 사내보고 문화가 어떻게 바뀔 것 같냐는 질문에는 78%의 직원이 바뀐다고 대답했으며, 22%만이 그대로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보고 문화가 바뀔 것이라고 답한 직원들의 대부분은 이 실험을 통해 ‘PPT가 없이도 보고할 수 있음을 실감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외형보다 실질적 내용을 중시해야 함을 체득하게 됐다”, “보고 문화가 바뀌는 것을 느낀다”는 응답도 다수 있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정태영 사장은 “우리 내부에서 유통되는 보고서에 디자인적 요소 때문에 에너지가 낭비되는 것은 비생산적”이라면서 “PPT 금단현상을 극복하고 더욱 생산적인 업무습관을 기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눈치 안 보고 휴가·퇴근=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simplification의 가장 큰 적이 단순하게 일할 수 없게 만드는 기업 문화와 조직 분위기에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업무를 마친 후에도 윗사람 눈치를 보며 퇴근하지 못하거나, 휴가를 제대로 가지 못하고 ‘농업적 근면성’을 보여주어야만 직장에서 인정받는 분위기가 Simplification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판단했다.이에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이런 기업문화에서 오는 비합리를 타파하고자 조직문화 개선을 시행 중이다. 직원들이 상사 눈치가 보여 업무가 끝난 후에도 퇴근을 못한다는 불만을 포착, 이러한 불만이 가장 많은 본부의 본부장·실장·팀장은 한 달간 사장이 퇴근하지 않으면 퇴근을 하지 못하게 조치했다.



 상사에게 보고는 전화와 이메일로 할 수 있어야 하며, 꼭 보고서를 만들어 사무실에 찾아가서 정중히 보고를 해야만 하는 문화도 척결했다. 사내 조사를 통해 이런 불만이 제일 높은 부서를 골라 한 달간 본부 내 PPT 사용 금지를 내렸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정기적으로 각 부서의 휴가 사용률을 공개해 휴가 사용을 독려하고, 휴가 사용률 50% 미만 부서에 대해서는 조직장에 대해 인센티브 삭감 등의 페널티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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