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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 예술 꿈나무 돕는 '순이콘서트' 막 올립니다"

중앙일보 2014.11.27 00:01 4면 지면보기
소외계층 예술 영재 발굴 사업을 첫 사업으로 내건 음악평론가 이헌석씨. 채원상 기자
이헌석. 그는 꽤 알려진 음악평론가다. 음악과 관련된 저서가 10여 권에 이르고 TV나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자주 얼굴을 비쳐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최근 종영된 KBS ‘명작스캔들’에서 가수 조영남, 명지대 김정운 교수 등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그처럼 클래식과 팝, 재즈, 가요 등 전 장르를 아우르는 전천후 음악평론가를 찾기 어렵다. 그런 그가 천안에서 의미 있는 일을 벌인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음악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영재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음악평론가 이헌석씨

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스스로를 소개한다면.



 “음악평론가다. 그런데 주변의 많은 사람이 나를 ‘뮤직코디네이터’라 부른다. 『이럴 땐 이런 음악』 『열려라 클래식』 『클래식 상식백과』 등 장르를 넘나드는 글을 썼고 다양한 방송활동을 한 덕분인 것 같다. 최근에는 ‘셰익스피어 인 클래식’ ‘클래식 러브레터’ ‘바흐, 피아졸라를 만나다’같이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기획하고 있다.”



 -소외계층 예술영재 지원사업을 벌인다고 들었다.



 “과거에도 공공기관이나 예술인들의 도움을 받아 소외계층 예술영재 지원 사업을 벌인 바 있다.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재능을 타고난 아이들이 꿈을 접어야 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작은 도움을 준다면 그들 중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에 남을 음악인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나. 음악을 하는 지인들이 망설임 없이 힘을 보태줘 이런 사업들이 가능했다.”



 -천안에서 이런 사업을 하는 이유는.



 “김보성 지역문화예술협동조합 천안사업단장과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과거에 김 사업단장과 함께 소외계층 예술영재 지원사업을 벌인 경험이 있다. 그때는 전국에서 아이들을 모집해 천안에서 교육을 했었다. 그때 수도권 아이들보다 지역 아이들에게 더욱 필요한 사업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번에 지역문화예술협동조합과 천안문화재단이 손을 잡고 천안에 있는 예술영재들을 위해 의미 있는 사업을 벌여보자는 제안을 해와 흔쾌히 수락했다.”





 -‘순이콘서트’는 어떤 공연인가.



 “천안지역에 있는 소외계층 예술영재 지원사업을 위해 만든 공연 브랜드다. 수익금 전액을 천안문화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다음 달 21일 오후 6시 천안예술의전당에서 이를 위한 첫 번째 공연이 펼쳐진다. 팝페라 가수 ‘이엘’과 각시탈의 OST 작곡가로 유명한 ‘이정현’, 피아노 트리오 ‘클래시스’ 등이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한다. 오페라에서 팝페라까지 대중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음악 장르를 재미있는 해설과 함께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티켓 금액(5만5000원)만큼 기부영수증도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하니 연말에 의미를 더하는 공연이 될 것이다.”



 -다양한 ‘순이 프로젝트’가 진행된다고 들었다.



 “‘순이’라는 프로젝트 이름은 유관순의 ‘순’과 ‘순이’라는 우리나라에서 흔한 여성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넓게 보면 독립문화의 상징성을 담고 있다. 소외계층 영재발굴사업은 첫 사업이다. 앞으로 독도나 일본군 강제 성노예 문제 등을 문화적으로 풀어보려 한다. 12월 26일 천안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순이미디어아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드라마 ‘밀회’로 잘 알려진 박종훈 피아니스트가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한다. 천안문화재단과 지역문화예술협동조합이 주도하고 뜻을 같이하는 예술인들이 힘을 보태는 방식이 될 것이다. 유관순 열사 같은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했고 독립기념관이 있는 천안에서 의미 있는 문화사업을 벌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왜 이런 사업을 하나.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음악은 아는 만큼 잘 들린다고 말하고 다녔다. 사람들이 쉽게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책도 쓰고 방송도 했다. 음악을 들으면 행복해진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누구보다 내 자신이 음악을 통해 가장 많은 것을 얻었더라. 이제 얻은 만큼 뭔가 의미 있는 일에 나눌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천안 지역 초·중·고교는 물론 유치원에서까지 공연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들었다. 그들의 정성이 돈이 없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예술영재의 꿈을 이어가게 할 것이다. 언젠가 가난하고 힘겨운 어린 시절을 이겨낸 예술영재가 자신을 도왔던 사람들 앞에서 그들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연주를 하게 될 것이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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