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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부문 축소‘비정상의 정상화’

중앙일보 2014.11.22 02:30 종합 8면 지면보기


“갤럭시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 개발 엔지니어들은 ‘우리 기술이 최고인데 왜 다른 제품과 비교하느냐’며 반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자만감과 자기도취가 위험 수위에 올랐던 거죠.”

“갤럭시S3 히트로 조직 확 커져
자만감 빠져 시장 대응 늦어져”
사물인터넷에 인력 재배치할 듯



 삼성그룹의 고위 임원은 대표 상품인 갤럭시의 부진으로 위기 상황을 맞은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의 분위기를 이렇게 요약했다. 올해 연말 인사를 앞두고 IM부문에 예상을 뛰어넘는 ‘대수술’이 단행되는 이유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은 1년 전 만해도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했다. 이 조직을 필두로 전사적인 쇄신이 없으면 ‘갤럭시 신화’를 재연하기 어렵다는 절박감이 반영됐다.



 현재 IM부문은 무선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 미디어솔루션센터(MSC)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는 필요 이상으로 비대해진 조직 규모를 줄이고 미래 성장을 이끌 주력사업 위주로 재편할 방침이다.



 IM부문에서 가장 많은 인력이 있는 무선사업부를 최대 30%까지 축소키로 한 것도 그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몸집을 줄인 무선사업부와 MSC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MSC 일부 인력은 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 개발 쪽으로 전환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내부에서도 무선사업부 축소는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의견이 많다. 2009년 이후 단기간에 급격하게 팽창해온 탓에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3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2~3년 만에 조직이 확 커지다 보니 사업을 조정하고 조율하는 컨트롤 시스템이 제대로 안 돌아가고, 긴장감을 갖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던 과거의 장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 IM부문엔 부문장인 신종균 사장을 비롯해 사장만 7명이다. 이 중 5명이 무선사업부다. 그만큼 보고 체계나 상호 조율이 복잡해졌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소비자 마인드가 아닌, 공급자 마인드가 퍼지기 시작했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세계 1등’이란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변질된 결과다.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확실히 소비자 트렌드와 기호를 파악하는 마케팅 서베이가 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경묵(경영학) 서울대 교수는 “삼성이 최악의 상황만 염두하고 축소지향적 경영을 펼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과감한 조직개편과 혁신을 통해 시장을 주도할 신제품을 내놓는 데 더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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