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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공무원노조 낀 연금 개혁 논의 … 번번이 ‘개악의 추억’

중앙일보 2014.11.22 00:55 종합 4면 지면보기
공무원연금 개혁이 ‘사회적 협의체’라는 암초를 만났다. 합의기구 구성을 주장하는 새정치민주연합과 공무원노조에 맞서 새누리당이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개혁안 논의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21일 “공무원연금법 개정 작업에 이해당사자인 공무원노조가 참여하는 건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하자고 요구하는 건 개혁을 무산시키려는 꼼수”라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공적연금발전TF 위원장인 강기정 의원은 “독일·오스트리아의 사례, 2009년 공무원연금 개혁의 사례만 보더라도 사회적 합의기구의 근거는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0년 ‘세금으로 적자 보전’ 신설
2003년 노조 입김에 되레 혜택 늘려
2009년 연금지급률 원안보다 인상

 여당이 이해당사자인 공무원노조를 논의기구에 참여시키지 않으려는 건 과거의 ‘안 좋은 기억’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2009년 공무원연금 개혁 시도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2006년 민관 합동으로 공무원연금제도 발전위원회(연발위)를 구성해 개혁안을 만들었다. 하지만 공무원노조의 반발에 부닥쳐 법안도 내지 못한 채 중도 포기해야 했다. 이후 공무원노조가 참여한 2차 연발위가 2008년 다시 구성됐다. 그 결과 기존 개혁안보다 대폭 후퇴한 수정안이 등장했다. 연발위는 연금보험료의 본인 부담률을 과세소득의 5.525%에서 7%로 올렸지만 이는 1차 개혁안(8.5%)에 미치지 못했다. 연금수령액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연금지급률도 기존 공무원 1.7%, 신규 공무원 1.25%였던 개혁안을 1.9%로 후퇴시켰다. 결과적으로 5년 만에 연금제도는 다시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당시 2차 연발위에 참여한 한 연금전문가는 “공무원노조를 포함한 이해당사자가 연발위의 과반수를 차지했다”며 “중립적인 의견을 내도 공격만 당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때인 2000년 개혁 때도 공무원노조는 여소야대인 국회 상황을 이용해 정부안보다 보험료 인상폭을 낮추고 퇴직수당을 올려주는 야당 발의안을 이끌어냈다. 결국 정부안과 야당안을 절충한 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가 공무원연금 적자를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규정도 이때 포함됐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공무원노조는 여야 의원들을 설득해 공무원연금의 혜택을 확대하는 ‘개악안’을 통과시켰다. 공무원 보수 현실화 정책으로 2001년 이후 공무원들의 보수가 대폭 인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물가변동률에 따라 연금액을 조정하는 기존안과 달리 물가변동률과 보수변동률의 차이가 클 경우 보수변동률을 반영하도록 했다.



 지금 공무원노조는 공적연금 전반을 논의할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 차례의 실패 경험을 들어 새누리당은 협의체가 개혁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은 2060년까지 적자가 나지 않게 개혁했지만 공무원연금은 해마다 적자를 내고 있어 이 둘을 같이 논의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누리과정 예산 혼선 사과=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21일 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전날의 누리과정 예산 혼선에 대해 “ 원내대표로서 처리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점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내용도 모르고 있다가 보도가 나오니 ‘사실이 아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며 “야당의 언론 공작에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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