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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악취 진동하는 방산 비리, 합수단이 뿌리 뽑아라

중앙일보 2014.11.22 00:02 종합 38면 지면보기
방위사업 비리 합동수사단이 어제 출범했다. 합수단에는 거의 모든 사정기관이 참여한다. 합수단과 별도로 감사원에는 정부 합동감사단이 꾸려졌다. 그동안 각자 진행해온 방산 비리 사정 작업이 한데 모이는 셈이다. 정부가 방산 비리에 대대적인 사정에 나선 것은 1993년 군 전력증강사업(율곡사업) 비리 감사와 수사 이래 처음이다. 무기 개발과 구매를 놓고 독버섯처럼 번진 부정과 부패의 적폐를 도려내지 않고 우리의 안보는 확립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머드 합수단 출범은 만시지탄의 감도 없지 않다. 검은돈과 맞바꾼 불량 무기체계를 일선 장병의 손에 쥐여주도록 한 비리의 사슬을 이번엔 끊어내야 한다.



  올 들어 통탄할 방산 비리가 하루가 멀다 하고 불거져 나왔다. 1590억원을 투입한 최첨단 구조함 통영함과 해군 특수전용 고속단정 납품 비리는 대표적이다. 여기에 K-11 복합소총, 한국형 구축함 소프트웨어 불량을 비롯해 40여 건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소총에서 함정까지 불량과 비리 의혹을 받지 않는 무기체계가 없을 정도였다. 방산 분야 종사자의 모럴해저드도 일상화됐다. 군수품 부품과 원자재 납품 과정에서의 시험성적서 위조와 원가 부풀리기가 다반사였다. 군이나 방위사업청에 근무하다 전역해 방산업체에 취직한 ‘군피아’와 현역의 유착이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 현역이 예비역 선배의 청탁을 들어주고, 전역하면 방산업체에 취업하는 연결고리에 손을 대야 한다.



 합수단과 합동감사단은 방산 비리는 물론 그 근본적 구조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그래야 방위력 개선사업 전반이나 무기 획득체계의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 재정적자 시대에 군 전력증강사업에 낭비적 요소가 없는지도 함께 점검하기를 기대한다. 주무부처인 방위사업청의 뼈를 깎는 자세와 노력은 불가결하다. 방산 비리에 대한 대대적 수사와 감사가 이적행위 대처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더 이상 강군의 적이 우리 내부에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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