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대로 동심파괴? 사회문제와 부딪힌 디즈니 주인공들

온라인 중앙일보 2014.11.18 17:28




































 

숲 속을 마음껏 뛰어다니는 곰돌이 푸와 코끼리 덤보, 동양의 여전사 뮬란, 잠자는 숲 속의 공주와 신데렐라,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내버려 둬!’를 외치는 겨울왕국의 엘사까지. 미국 월트디즈니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친숙하다.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말은 진부하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마무리다.



그런데 디즈니 주인공들이 현실 세계를 살아간다면 과연 그들은 행복할 수 있을까.



뉴욕의 애니메이션 스토리보드 작가 제프 홍(Jeff Hong)은 ‘그 후에도 행복하지는 않은 디즈니(Disney unhappily ever after)’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진행했다. 그는 전형적인 디즈니의 이야기 구조인 ‘옛날 옛날에~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를 벗어나, 주인공들이 현실 속 다양한 문제와 부딪치게 만들었다.



성형중독에 빠진 ‘미녀와 야수’의 벨, 쪽지가 적힌 약병을 들고 밤거리를 배회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황사 때문에 마스크를 낀 뮬란. ‘인어공주’ 아리엘은 바다에 유출된 기름으로 고통스러워하고, ‘겨울왕국’의 엘사는 녹아버린 빙하 위에서 슬퍼하고 있다. ‘라이온 킹’은 동물원에 갇혔고, ‘곰돌이 푸’는 나무가 사라져 황폐해진 산 속에 멍하니 앉아 있다. 코끼리 ‘덤보’는 피 묻은 채찍 앞에 겁먹은 표정이며 ‘라따뚜이’는 실험용 생쥐가 됐다.



홍은 사회적, 환경적, 정치적인 다양한 문제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구호를 외치는 대신 사람들에게 친숙한 디즈니 주인공들을 이용했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전부터 디즈니 만화영화와 캐릭터들을 좋아했다고 말한다.



그는 한 외국 디자인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어느날 갑자기 ‘디즈니 공주들을 전혀 애니메이션과 다른 환경에 넣어 보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며 제작 비화를 밝혔다. 이어 “작업을 시작한 후 나는 그들과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엮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이 작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인종차별, 동물 학대, 약물 남용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볼 수 있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그가 바란 대로 그의 작품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한편 홍의 작품을 접한 네티즌들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프다”, “현실로 오는 순간 동심이 파괴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현유 중앙일보 온라인 인턴기자

hyunyu_kim@joongang.co.kr

[사진 제프 홍 공식 홈페이지]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