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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 위기 '명품 무기' 부활하나

중앙일보 2014.11.18 13:56










































지난 17일 오후 3시20분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ADD) 다락대시험장.



K-11 복합소총을 비롯한 K-21 장갑차의 파도막이, 방탄복 등 최근 결함 논란을 일으킨 주요 무기와 군수물자들이 선을 보였다. 이날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이 직접 주요 무기에 대한 실제 사격과 군수물자의 비교 설명을 통해 결함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자리였다.



국회 국방위원들과 국방부 및 방사청 관계자, 군사전문가와 언론인 등 140여 명이 현장을 찾았다. 황진하 국회 국방위원장은 “최근 있었던 무기체계, 특히 방산품목에 대해서 잘못된 부분과 의심되는 부분이 지적된 바 있다”며 “(오늘 시연이) 국민들께서 의혹을 풀고 안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국민에게 안심할 수 없는 엉터리 같은 장비를 장병들이 사용한다는 걱정을 드리면 안 된다”며 “우리 국군 장병들이 가장 우수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장비를 가지고 전투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방사청과 ADD, 방산업체 등의) 도리”라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 시연에서는 자석만 갖다대도 자동으로 발사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11 복합소총이 먼저 시험대 위에 올랐다. K-11은 5.56㎜ 소총탄과 20㎜ 공중폭발탄 사용이 가능하도록 총열을 이중으로 만든 '복합소총'으로 주간은 물론이고 야간에도 정밀사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특히 10Cm 공간만 있으면 수류탄 역할을 하는 공중폭발탄을 쏠 수 있어 적 밀집지역이나 은폐·엄폐된 표적을 제압할 수 있다. 군은 분대에 1대씩 보급중이다.



‘국산으로 개발한 세계적인 명품무기’로 홍보됐지만, 2차례의 사고로 전력화 중단과 재개를 반복한 바 있다. 지난 3월 육군 25사단에서 시범사격 준비 중 2차 사고가 발생한 이후 군 당국은 사고 원인을 파악해 개선이 이뤄졌다며 7월 다시 전력화했지만, 이번 국정감사에서 K-11 복합소총의 격발 센서에 자석을 갖다 댔더니 총탄이 발사되는 오류가 발견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ADD 관계자는 “이와 같은 결함 의혹을 풀기 위해 운용방법과 자석영향, 낙하영향 등 다양한 상황에서 정상운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연을 준비했다”며 “시연을 위해 25사단 수색대에 배치된 K-11을 임의대로 10정을 선택해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시연장에는 K-11 사격을 하는 사수를 촬영하는 대형 모니터를 통해 실 사격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모니터 우측 상단에는 사격통제장치의 조준경 화면이 함께 표시돼 사수가 보는 조준경 화면을 함께 볼 수 있었다.



K-11 시연은 2차 사고 원인이었던 레이저 버튼 과도 운용 시, 자석 접근 시, 헤드셋 착용 시, 헤드셋의 인위적 접근 시, 총기/탄약을 낙하시킨 후 다시 장전해서 사격 시 등으로 나눠 진행됐다. 모든 실 사격에서 탄약 폭발이나 공중폭발탄 자동 발사, K-11 먹통 등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허점 투성로 여겨지던 명품무기가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지난달 일부 국회의원들은 "자석만 갖다대도 발사되는데 어떻게 전력화가 가능하냐"며 몰아붙였다. 그러나 말굽자석, 막대자석 등 4종의 영구자석을 K-11에 접근시켰지만 공중폭발탄의 자동 발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탄약 장전 후 자석을 접근시키면 조준경 화면에 빨간 글씨로 ‘격발완료’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또 사수가 조준을 하고 레이저 거리측정 버튼을 누른 이후, 자석을 갖다댔을 때는 정상적인 사격이 불가했다. 추가 보안이 필요한 부분이다. ADD의 금동정 기동화력체계단장은 “레이저 버튼을 누른 후 자석을 갖다대면 ‘격발완료’라는 신호가 뜬다. 그 순간 사수가 사격할 수 있는 모든 환경이 없어진다. 이때 사수가 방아쇠를 격발하면 최초에 레이저 거리가 측정된 대로 탄이 발사된다”며 “하지만 노리쇠 후퇴·전진을 통해 비활성화탄이 된 탄을 제거하면 바로 사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K-21 보병전투차량 파도막이의 설계 결함과 관련된 시연에서 ADD 관계자는 “하부에 고정돼 있어 다른 육상 훈련시에는 파손이 될 수 있다”면서도 “방호력, 장착성 및 운용 효율성을 고려해 차체 하단에 위치하고 있고, 기존 금속보다 강도가 뛰어난 복합재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형 K-200 장갑차의 경우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는데 복합재 재질의 K-21 파도막이는 K-200보다 강도는 1.2배 높고 중량은 1.5배 가볍다”고 덧붙였다.



시연에서는 파도막이의 재질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파도막이를 해머로 강하게 내리쳐 손상이 되지 않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ADD 관계자는 “(다만) 차량 운전 중 충돌로 인한 손상 및 파손 사례가 많음을 확인했다”며 “(이런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조종수가 확인할 수 있는 표시봉을 파도막이 양 끝단에 장착해 야지 기동간 손상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하고 있고 야전부대의 K-21 정비 기준 및 절차도 수립해 보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군에 전력화된 K-21 379대의 파도막이 중 파손이 심한 6대는 즉시 교체했고 경미한 45대는 정비해 운용 중에 있다고 군은 전했다.



마지막으로 신·구형 방탄복의 방탄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실 사격 시연도 이어졌다. 방탄복 규격시험 조건과 동일한 조건인 실사격 거리 45m 이격된 지점에서 신형 방탄복에 북한의 AK-74 소총으로, 구형 방탄복에 AK-47 소총으로 각각 3발씩 사격한 결과, 두 방탄복 모두 관통되지 않았다. 하지만 구형 방탄복에 대한 AK-74 사격은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 국방위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지난달 22일 감사원 자료를 인용해 “특전사에 보급한 2062벌의 다기능 방탄복이 북한 개인화기(AK-74) 총탄에 관통돼 생명을 보호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군은 장병들에게 현재 필요한 10만착 대비 부족한 방탄복을 2017년까지 100% 보급하고, 2018년에는 전 전투병력(31만착)으로 확대해 단계적으로 보급을 완료할 계획이다. GP(전방초소) 및 GOP(일반전초)는 2015년 말까지 보급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시연장에서는 품질과 가격 등에서 논란이 있었던 베레모, 수통, 전투용 배낭과 분대·개인용 천막 등 주요 물자 11개 품목에 대해서 신·구형과 상용품을 동시에 전시해 비교 설명이 이뤄지기도 했다.



포천=국방부 공동취재단,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사진 강정현 기자, 뉴시스, 뉴스1, 영상 국방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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