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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은 기자의 '노래가 있는 아침'] 김광진의 '출근'

중앙일보 2014.11.18 05:00




직장인들에게 가장 멀고 험난한 길은 무엇일까요. 아침마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세워 욕실로 향하는 길일 겁니다. 거리상으론 바로 코앞이지만 심리적으론 지리산 종주길에 버금갑니다. 일의 신성함이야 말해 무엇할까 만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반복되는 출근길은 고행길이 분명합니다.



회사 가기 싫은 날, 저는 김광진의 ‘출근’을 듣습니다. 2002년 7월 발매된 솔로 4집 ‘솔베이지’의 수록곡입니다. (‘동경소녀’가 실린 앨범이죠) ‘더 클래식’의 김광진은 오랫동안 투자 전문가로 일했습니다. 본인이 직장인이었기 때문에 이 곡의 가사는 직장인의 마음을 정확히 겨누고 있습니다.



‘머리가 무거워. 어젯밤에 너무 마셨나봐.(…) 휴일이 아니야 오늘도 똑같은 지하철로. 사람 시선 피하면서 출근기에 어서 체크해야지.’



노래 속 화자는 연인과 헤어진 뒤 술을 마셨습니다. 내가 술인지 술이 나인지 헷갈리는 다음 날 아침, 그는 출근하며 이렇게 다짐합니다. ‘이젠 너 없이도 잘 지낼 거야’ 직장인의 숙명이란 이런 거죠. 애인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건, 코가 비뚤어지게 술을 마셨건 내일의 해는 어김없이 뜹니다. 그러면 우린, 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회사로 향합니다.



열심히 사는 당신을 위해 오늘 아침부터 ‘노래가 있는 아침’을 연재합니다. 노래야말로 고행길의 피로를 덜어줄 유일한 자양강장제니까요. 김광진의 노래처럼 멜로디와 가사가 아름다운 곡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모두 좋은 아침입니다.





김효은 기자 hye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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