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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티스 출신은 아나운서 못 되나” 일본 시끌

중앙일보 2014.11.18 00:44 종합 12면 지면보기
일본 내에서 때 아닌 ‘도덕성’ 공방이 일고 있다.


니혼TV, 과거 알고 합격 취소 논란
“도덕성 결여? 되레 배운 것 많다”
방송사 상대 소송 낸 여대생 화제

 발단은 일본 유수 방송사인 니혼TV에 의해 ‘입사 취소’가 된 한 여대생의 소송에서 비롯됐다. 주인공은 사사자키 리나(笹崎里菜·22·사진). 도요에이와(東洋英和)대 4학년인 그는 3학년 때인 지난해 11월 니혼TV로부터 아나운서로 합격했다는 통지를 받았다. 일본은 보통 대학 3학년 말에 취업이 결정된다. 그녀는 학창 시절 ‘미스 도요에이와’로 꼽히고 잡지 모델로도 활동했다. 입사가 예정된 상태에서 발성과 발음 연습을 받던 사사자키는 올 3월 회사로부터 “인터넷 사이트 등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자신의 사진이 있을 경우 입사 전에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대학 시절 어머니의 지인이 운영하는 도쿄 긴자(銀座)의 클럽에서 몇 달 동안 ‘호스티스’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던 그는 종업원들과 단체사진을 찍었던 것이 생각나 회사에 이실직고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괜찮다”고 했던 회사 측은 두 달 뒤인 5월 “아나운서는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된다. 흠집 있는 아나운서를 프로그램에서 쓸 순 없다”며 합격을 취소하는 통지문을 보냈다.



 이에 발끈한 사사자키는 “클럽 종사자가 도덕적이지 못하다는 건 편견”이라며 ‘합격 취소’를 물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4일 첫 공판에서 사사자키 측은 “단지 일반적인 아르바이트였으며 오히려 접객의 노하우나 대화 요령 등 배운 점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내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언론사에는 “다양한 사회경험을 한 것이 어떻게 도덕성의 결여로 연결되느냐” “지금 있는 아나운서들은 얼마나 도덕성이 있길래 그러느냐”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니혼TV측은 “우리 입장을 재판을 통해 명백히 할 것”이라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밝혔다. 결과적으로 사사자키의 인기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사사자키를 잡으려는 프로덕션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사사자키는 “나에게 아나운서가 되는 건 꿈과 같다. 다른 의도는 없고 정당하게 내년 봄 니혼TV에 입사할 권리가 있음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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