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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씩씩한 특공대 아빠를 따르라

중앙일보 2014.11.18 00:21 종합 27면 지면보기
『아빠 특공대』의 저자인 ‘전업주부’ 닐 싱클레어가 가족들과 캠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 닐 싱클레어]


신생아를 산후조리원에서 집안으로 처음 고이 데려온 아빠들. 그날 밤부터 이런저런 실수를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영국 육군 공병 특공대원 출신으로 세 아이의 아빠인 닐 싱클레어(43)가 횡설수설하는 아빠들을 위해 낸 책 『아빠 특공대(Commando Dad)』가 한국에 최근 소개됐다. 표지가 군복색인 책에서 신생아는 BT(Baby Trooper·아기 병사)로 불린다.

영국서 아빠 육아 붐 일으켜
해변서 진지 구축, 캠핑 놀이
“수유 빼곤 남자도 뭐든 다 해”



 싱클레어는 특공대 출신답게 육아에서도 ‘완벽한 준비’를 강조한다. ‘주둔지 안전 확보’를 위해 아기가 처음 들어오기 전 자세를 낮춰 살펴보고, 콘센트 구멍과 같은 위험 물건을 제거해야 한다. 아기가 오면 느긋하게 밥을 먹을 시간이 없으므로 냉동실에 식사 한 끼씩 ‘생존식량’을 다량 확보해 놓아야 한다.



 2012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순식간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세계 10개국에 번역됐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조차 그의 팬이라고 자처할 정도다. 최근 국내에서도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같은 아빠 육아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싱클레어의 책이 번역됐다. 싱클레어는 16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군대식 용어를 써보니 영국 남자들도 육아를 친숙해하고 아이에 관한 대화가 많아졌다”며 “엄마들의 출산 준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기존 육아책을 보완해 군 매뉴얼처럼 간편하면서도 실질적인 내용을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싱클레어는 두 아들과 딸의 아빠다. 첫 아이가 태어난 지 12주 만에 아내가 둘째를 임신하면서 싱클레어는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전담해 돌보기로 결심했다. 마침 아내가 연봉이 더 높은 회사로 취직했다.



그에게 한국에서는 아버지가 혼자 아이를 업고 다니면 주변 시선이 곱지 않다고 하자 “영국에서도 그런 말을 들었다”고 맞장구를 쳤다. 수퍼마켓에 갔는데 할아버지들이 ‘남자답지 못하다’고 수군거렸다. 그는 곧장 뒤로 돌아서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라고 따졌다고 한다. 그는 “모유 수유만 제외하고 여자가 할 수 있는 육아는 뭐든 남자가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군대처럼 엄격하면서도 활발하게 아이들을 대한다. 오전 6시30분이면 아이들을 기상시키고 7시15분에 아침을 먹인 뒤 8시30분에 야외로 나간다. 해변에서 진지를 구축하고 아이들과 캠핑 놀이를 한다. 해가 지면 적에게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는 특공대처럼 아이들이 흔적 하나 없이 캠핑 기구를 정리하도록 시킨다.



 그에게 남성 육아휴직 제도를 한국에서 실제로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전하자 “영국에서는 3개월인 육아휴직을 부부가 번갈아 써 6개월간 아이들을 돌보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빠들도 한 달만 육아휴직을 써봐라. 인생에서 달콤한 케이크와도 같은 값진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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