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쪽박 찬 해외자원개발 사업 … 해도 너무했다

중앙일보 2014.11.18 00:08 종합 34면 지면보기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자원외교에 대한 부실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등 자원개발 공기업을 앞세워 해외에 투자했던 사업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았거나 헐값 처분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캐나다 석유개발업체 하베스트의 자회사 ‘날(NARL)’을 모두 2조원을 들여 인수했다가 사업이 여의치 않자 투자금의 100분의 1에 불과한 200억원에 처분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업성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보고 사업을 접은 것이다. 이들 공기업의 투자손실은 막대한 부채로 쌓이고 결국은 국민의 혈세로 메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투자 실패의 원인과 책임을 철저히 가려 응분의 징계와 처벌을 내려야 한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석유공사의 해외투자사업 자문사 선정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을 포함해 자원외교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는 별도로 정의당과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달 초 부실 해외자원개발 의혹이 제기된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가스공사 등의 전·현직 사장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이상 부실한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진상조사와 수사는 불가피해졌다. 감사원은 이미 자원외교 관련 사업에 대한 정밀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찬현 감사원장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공기업들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 손해가 확정된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진행 중인) 사업의 중단여부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자원개발과 자원외교는 특정 정권을 떠나 장기적인 국익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사업의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하고, 경제 외적 요인에 의해 무리하게 추진됐다면 그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우리는 부실 의혹이 제기된 자원외교 관련 사업에 대해선 우선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부실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리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그러고도 진상파악과 책임추궁이 미흡하다면 그때 국정조사를 벌여도 늦지 않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