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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두 마리 토끼 잡는 ‘일학습병행제’

중앙일보 2014.11.18 00:02 경제 11면 지면보기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일전에 대학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들의 고충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등록금이 너무 비싸다,” “취직걱정이 태산 같다,” “취업정보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청년들의 취업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올해 대졸자들의 취업률은 58.6%로, 지난해에 이어 2년째 하락세다. 대졸자 가운데 니트(NEET)들, 즉 일하지도 않고 계속 공부하거나 직업훈련을 받지도 않는 청년들은 네 사람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고졸자나 대학 중퇴생들의 일자리 걱정은 더욱 심각하다.



 청년 일자리 부족은 다른 나라도 고심하고 있는 문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유독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학업과 취업을 연결시켜주는 고리가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당장 필요한 취업준비를 시켜주는 것도 아니고, 평생 써먹을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주는 것도 아니다. 학생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취업준비를 하지만, 실제 별 필요 없는 자격증 취득이나 다른 ‘스펙’을 쌓는데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문제가 엄청난 사회적 문제임을 인식하고, 여러 대책을 수립해 왔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일학습병행제’이다. 기업에 취직한 후에 일을 하면서 기업의 현장교사들에게 실무를 배워 자격이나 학위까지 취득하도록 도와주는 제도이다. 올해부터 본격 추진되고 있는데, 연말 목표인 1000개 기업을 훌쩍 넘겨 벌써 2000개 가까운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번에 방문한 경기도 광주의 대흥소프트밀이라는 회사에서는 약 20명의 학습근로자들이 일하면서 배우고 있었다. 학력과 출신지역은 저마다 달랐지만, 이들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현장의 지식과 기술을 익히고 있다는 자부심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냉동공조분야 대한민국명장인 이 회사 김대인 대표는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개발한 기술을 후대에게 물려주고 이들을 통해 회사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충만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진로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많은 청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명문대학에 진학하여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취직하는 것만이 행복에 이르는 길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흥소프트밀의 학습근로자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름 있는 대학을 목표로 삼기보다, 취업률이 올해 전국 최고를 기록한 4년제 한국기술교육대(85.9%)나 2년제 폴리텍대학(85.8%)도 눈여겨보길 바란다.



 재학생들은 자격증이나 해외연수 경험으로만 이력서를 꾸미려 하지 말고, 먼저 대학의 취업지원센터나 대학청년고용센터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길 권한다. 그리고 졸업생이라면 대기업 취업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일학습병행제’와 같은 다양한 경로를 모색하길 권한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워, 작지만 강한 기업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여나가겠다는 도전정신을 갖기를 기대한다.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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