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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대는 후강퉁 … 첫날 100억 사들여

중앙일보 2014.11.18 00:02 경제 8면 지면보기
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권거래소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 제도가 17일 시작됐다. 해외투자자가 홍콩 증시를 통해 중국 본토 주식을 살 수 있게 되는 제도다. 그동안은 자격을 받은 기관투자자만 중국 본토 주식을 살 수 있었지만 이번 조치로 개인투자자도 매매가 비교적 자유로워 졌다. <본지 11월 17일자 B3면>


폐장 한 시간 전 한도 소진
고배당·소비주 매수 많아
증권사들 여행권 등 이벤트
불완전판매로 피해 우려도

 개장 첫날 분위기는 뜨거웠다. 후강퉁 하루 거래한도는 130억위안(약 2조3000억원)이다. 개장 첫날 매수세가 몰리면서 오전에만 한도의 80% 이상 거래됐다. 신한금융투자 조지연 해외주식팀장은 “남은 한도도 폐장을 한 시간 앞둔 오후 3시쯤 모두 소진됐다. 고객들의 전화 문의도 평소보다 7~8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 투자자들이 후강퉁을 통해 사들인 중국 주식은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증권가에선 신규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고 거래대금마저 줄어드는 상황에서 후강퉁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도 후강퉁으로 몰렸다. 9월부터 열린 각 증권사 후강퉁 설명회에는 자리가 없어 보조의자를 가져다 앉을 만큼 인기가 많았다. 한 증권사 설명회에서 만난 투자자 김기연(53)씨는 “자산의 일부를 주로 국내주식에 직접 투자해왔는데 요즘 수익률이 좋지 않아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후강퉁 제도를 활용해 직접 투자를 하려는 투자자라면 각 증권사 이벤트를 활용해 볼만하다. 한 증권사 마케팅 담당자는 “초기에 손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 보니 각종 이벤트로 손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중국 주식 시세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려면 보통 월 1만원 정도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증권사가 연말까지는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등은 해외주식거래 서비스를 신청하기만 하면 된다. 유안타증권은 매일 오전 HTS를 통해 전날 상하이·홍콩 시황을 해설하고 주요 종목도 분석해 준다.



 ‘큰손’ 투자자라면 중국여행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삼성증권은 연말까지 상하이 A주를 2억원 이상 거래한 고객 중에 10명을 뽑아 여행상품권을 준다. 대신증권 역시 1억원 이상 거래하면 추첨을 통해 3명에게 중국여행 상품권을 지급한다. 아예 주식을 선물로 주기도 한다. 키움증권은 3000만원 이상 거래고객 중 50명에게 백운산·페트로차이나·공상은행 주식 100주를 준다.



 추천주 뽑기도 한창이다. 주요 증권사가 투자를 권한 종목은 크게 고배당주와 소비재다. 유제품 업체인 네이멍구이리(內蒙古伊利)는 삼성증권 등 3개 증권사의 추천 리스트에 올랐다. 중국 중산층이 늘면서 관련 소비가 늘어날 거란 기대에서다. 상하이자동차도 세 표를 받았다. 5%가 넘는 높은 배당수익률이 매력 포인트였다. 이외에도 중국국제여행(中國國旅)·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 등이 주목을 받았다.



 다만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 증시는 후강퉁에 대한 기대 등으로 올 들어 이미 20% 가까이 상승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2007년 중국펀드 열풍에서 보듯 시장에 지나친 쏠림현상이 생기면 피해자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지점을 통한 중국 주식 위탁매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발생하는지 여부를 모니터링 한다는 방침이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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