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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기다린다? 미리 부른다!

중앙선데이 2014.11.16 03:28 401호 1면 지면보기
1 네스트 온도조절기 지능형 온도조절기로 보일러나 에어컨의 가동 내역, 이용자의 생활패턴 등 다양한 정보를 일주일 동안 ‘학습’한 뒤 적절한 온도로 실내를 유지해준다.인터넷과 연결돼 날씨 정보를 받아 때에 따라 가동을 조절하고, 스마트폰으로 외부에서 집안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2 하기스 트윗피 파랑새 모양의 제품으로, 습도 감지 센서가 내장돼 실시간으로 기저귀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습도가 일정 수준이 되면 ‘기저귀 갈 시간’, ‘조금 쌌어요’, ‘전혀 걱정마세요’ 등의 트윗(tweet·트위터를 이용해 보내는 단문)을 지정된 트위터 계정으로 전송한다. 3 구글 토킹 슈즈 구글 토킹 슈즈에는 회전수, 압력, 가속도를 확인하는 센서가 달려 있다. 실시간으로 움직임 정보를 수집하면서 신발을 신고 걷는지, 운동하는 지를 확인한다. 앉아있으면 “따분하다” 라고 재치있는 말을 건낸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스마트폰과 연결, 실시간으로 운동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4 바이탈리티 글로우캡 설정한 시간이 되면 약병 뚜껑의 주황색 램프가 반짝거리며 소리가 난다. 뚜껑을 열지 않거나 약이 떨어지면 스스로 전화나 문자를 보내 복용을 재촉한다. 일반적인 복약이행률은 50~70%에 불과하지만, 글로우캡을 쓰자 98%가 약을 먹었다.
시간이 없을 때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 시간마저 아깝다. 지난 5월, 송석우(25·한국산업기술대 전자공학 4년)씨는 ‘사람을 마중 나오는 엘리베이터가 있으면 어떨까’ 고민했다. 신호를 주고받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사람과 사물 경계 허무는 ‘사물인터넷’

 아이디어만 갖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문을 두드렸다. 사물인터넷 기업가 과정에 들어가 사물인터넷 개념을 배우며 제품 개발에 나섰다. 개인용 PC와 같은 아두이노를 배웠고,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센서를 이용해 하드웨어를 만들었다.

 소프트웨어는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를 내리받아가며 필요한 기능을 채워나갔다. 엘리베이터에 다가가면 위치를 인식해 자동으로 불러오고, 대기 시간엔 ’장보기‘ ’일정관리‘ 등 미리 만든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는 사물인터넷 제품 ‘for see’가 탄생하기까지는 불과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송씨는 “새로운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든 쉽게 만들 수 있다. 그게 사물인터넷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교통카드와 하이패스 기반은 사물인터넷
사물인터넷은 이미 우리와 가까이 와있다. 버스나 지하철에 사용하는 교통카드와 고속도로 통행에 이용되는 하이패스도 사물인터넷이다. 사물이 서로 연결돼 결제와 잔액정보를 각각 표시한다. 이렇게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물의 수는 점차 늘어나 2020년에는 세계 인구의 5배가 넘는 260억 개에 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실제로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된 이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기까지 20년이 걸렸지만, 이후 TV가 인터넷에 연결되기까지는 1년 남짓의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사물인터넷의 기반인 네트워크 기술은 유·무선을 넘나들며 발전하고, 3G에서 4G로 도약·발전하며 전송속도와 주파수 활용 효율도 크게 높아졌다. 거리가 멀어도 블루투스(Bluetooth)와 와이파이(WiFi) 등 근거리 무선통신을 이용하면 100m 밖이라도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센서도 갈수록 소형화하면서 이제 어디라도 부착 가능하며, 가격도 싸졌다.

 인터넷은 사물인터넷의 기반기술이자 정보의 보고다. 무료로 제공되는 오픈소스를 이용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연결이 쉽게 이뤄진다. 초기 제품을 만들 때 드는 비용과 노력은 획기적으로 낮아졌다.

 인터넷 열풍을 이끌던 벤처기업처럼 사물인터넷 시대의 키는 스스로 필요나 상업성을 따져 제품을 만드는 메이커(maker·개인제작자)와 창의성, 그리고 신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startup·신생기업)이 쥐고 있다. IT 시장조사 및 컨설팅 기업인 가트너는 “2017년이 되면 사물인터넷의 절반은 메이커와 스타트업이 만들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물인터넷의 실질적인 성장과 발전이 바로 이들에게 달렸다는 얘기다.

“개인과 벤처가 사물인터넷 절반 만들 것”
새롭게 만들어내는 ‘대박 제품’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가장 클 것으로 예측되는 분야가 사물인터넷이다. 이들은 차고지에서 출발해 아이폰을 만든 애플(apple)의 스티브 잡스를 꿈꾼다.

 전망은 밝아 보인다. 보통 메이커와 스타트업은 아두이노·라즈베리 파이와 같은 오픈소스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3D 프린터로 제품을 찍어내 제품을 출시한다. 대기업은 개발 시간이 길고 선택도 한정적이다. 많이 팔리는 제품만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반대로 메이커와 스타트업은 자신의 욕구나 필요성에 의해 세분화된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 제품 혁신 속도도 그만큼 빠르다.

 ‘포스트 스마트폰’을 준비하는 대기업은 사물인터넷 시장에 먼저 뛰어든 스타트업을 높은 가격에 사들이며 첨단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능형 온도조절기를 개발한 네스트는 올해 초, 구글에 32억 달러(3조2000억원가량)라는 거금에 인수됐다. 삼성도 사물인터넷 전담팀을 만들고 사물인터넷 기업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하는 등 차세대 먹을거리 개발에 분주하다. 세계적 네트워크 기업인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사물인터넷은 사회 전반에 인터넷보다 5~10배에 달하는 충격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물인터넷을 향한 메이커의 거센 도전이 산업혁명과 정보혁명에 이은 ‘초연결혁명’의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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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lif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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