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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게임 애니팡·캔디팡 저작권 제소당할까 촉각

중앙선데이 2014.11.16 00:06 401호 1면 지면보기
영국의 게임업체 킹닷컴이 국내 게임사 아보카도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소송을 우리나라에서 제기했다. 킹닷컴은 최근 법무법인 광장을 통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같은 그림 세 개를 맞춰 지우는 아보카도의 모바일 게임 ‘포레스트 매니아’가 킹닷컴의 글로벌 히트작 ‘팜히어로 사가’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킹닷컴은 아보카도에 ▶포레스트 매니아의 배포를 금지하고 ▶1억원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해외 게임업체가 국내 게임 회사를 저작권 침해로 제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 분쟁이 게임 업계에서 재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가 된 건 같은 그림 세 개를 맞춰 지우는 이른바 ‘스리 매치’ 방식이다. 국내에선 광범위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킹닷컴이 승소하면 ‘국민 게임’인 애니팡·캔디팡 등 각종 ‘팡’류 게임이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 킹닷컴은 ‘팜히어로 사가’ 외에 같은 방식의 게임 ‘캔디 크러시 사가’(사진)를 출시했다. ‘캔디’의 사용자는 전 세계에서 1300만 명이 넘는다. 킹닷컴 측은 애니팡2가 캔디 크러시 사가의 캔디 모양을 동물 얼굴로만 바꾼 동일한 게임으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장 관계자는 “게임의 구성 요소나 세부적 표현이 매우 유사해 소송에 이른 사안”이라며 “판결 결과에 따라 소송을 확대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킹닷컴의 소송이 제기된 데엔 올해 초 부정경쟁방지법이 일부 개정된 것도 영향을 줬다. 이 법 제2조 제1호에 신설된 ‘차목’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으로 사용해 타인의 경제적 행위를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 경쟁으로 규정하고 있다. ‘상당한 노력’‘공정한 상거래’처럼 모호한 표현 탓에 다툼의 여지가 커졌다. 광장 측도 소장에서 근거법령으로 이 조항을 들었다.

국내 게임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판결에 따라 게임 개발 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킹닷컴은 최근 홍콩의 게임 회사 식스웨이브스를 상대로 유사한 소송을 제기해 합의로 종결한 바 있다. 상세한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게임의 저작권 보호 범위에 대한 국내 법원의 판단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게임은 아이디어, 진행 방식, 캐릭터 표현 등 다양한 요소를 결합하고 있어 어디까지가 저작권 보호 대상이냐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아보카도 소송대리인인 법률사무소 테크앤로의 구태언 대표변호사는 “게임 아이디어는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아니고 스리 매치도 ‘빠찡꼬’에 적용될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일종의 게임 룰에 불과해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관계기사 18~19p

박태희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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