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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노벨상 인터뷰] “사람들을 웃고 생각하게 하는 게 목표”

중앙일보 2014.11.15 13:51
에이브러햄스
“우리는 다른 시상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대부분 어떤 분야에서 최고이거나 아니면 최악인 것에 대해 상을 주지만 우리의 조건은 단 하나다. 사람들을 웃게 하고 생각하게끔 하는 것에 상을 준다.”


이그 노벨상에선 선과 악, 가치 여부 중요치 않아
매년 후보만 9000여 건… 자기추천은 상 못 받아
대부분 기쁘게 상 받아들이며 시상식 참석

노벨상을 비튼 ‘이그 노벨상(Ig Nobel Prizes)’ 설립자 마크 에이브러햄스의 말이다. 최근 과학 문화 회의 참석차 칠레 산티아고를 방문 중인 에이브러햄스와 e메일 인터뷰를 했다. 에이브러햄스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1991년 동료들과 함께 이그 노벨상을 제정했다. 에이브러햄스는 “어떤 발견이나 발명에 대해서 좋냐 나쁘냐, 또는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는 그리 중요한 기준이 아니다”며 “특히 과학과 기술, 의학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보여줄 수 있는 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향기나는 양복 원리’를 개발한 코오롱 권혁호씨가 환경 보호상을, 대규모 합동 결혼을 성사시킨 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가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또 1992년 세상이 끝났다고 예언한 이장림 목사가 ‘수학적 가정과 계산을 할 땐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세상에 가르쳐준 공로’로 2011년 수학상을 받았다. 아래는 일문일답.



-독특하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수상자가 결정되면 많은 언론이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과학자나 일반인들의 일생에 이렇게까지 많은 관심을 받을 일이 어디 있겠나. 이 시상식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다른 세계관에 대해 좀 더 호기심을 품기를 바란다.”



-수상자는 어떻게 결정되나.



“여러 나라에 늘 새로운 또는 오래된 연구 책자를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포진해 있다. 우리 잡지(임프로버블 리서치) 에디터들과 과학자들이 주로 후보 고르는 일을 하는데, 이 가운데는 이그 노벨상 수상자도 있고 노벨상 수상자들도 있다. 덧붙여 말하자면, 누구나 우리에게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매년 9000여 개의 후보가 수집되는데 그 가운데 10~20%는 자기 추천이다. 참고로 스스로 추천한 경우는 아직 단 한 번도 수상한 적이 없다.”



이그 노벨상 위원회에는 상금을 위한 예산이 따로 마련돼있지 않다. 에이브러햄스는 “우리는 다른 시상식과 달리 상금을 주지 못한다. 딱 한 번, 지난해 돈을 준 적이 있는데 그건 인플레이션으로 통화 가치가 어마어마하게 떨어진 100억 짐바브웨 달러 지폐였다. 그 외에는 대부분 아주 저렴한 재질의 정말 필요할법한 상품을 준다”고 했다. 2013년 부상은 비상시 유리창을 깨는 망치였다.



-이그 노벨상 시상식도 있는데 많이 받으러 오나. (시상식은 매년 가을 하버드대에서 열린다.)



“우리는 잠정적으로 우승자를 정한 뒤, 그들에게 상을 받겠느냐고 의사를 묻는다. ‘싫다’고 하면 그들에게 상을 주지 않고 우리가 추천했던 사실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다행히도 거의 대부분이 우리가 의사를 물었을 때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리고 시상식에 참여하기 위해 하버드대를 찾는다. 유머와 새로운 발상에 대해 반갑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와 태도야말로 이 시대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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