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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등반 중 낙석에 맞아 숨졌다면 배상받을 수 있을까

중앙일보 2014.11.14 10:48
지난 3월 16일 박모(당시 56세)씨는 북한산 인수봉에서 암벽 등반을 하다 중간지점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낙석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박씨의 유족들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을 상대로 2억 5000여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3월은 봄철 해빙기로 낙석의 위험이 컸음에도 공단 측이 등반을 금지시키고 등반로를 차단한다는 등의 사전 조치가 부족했다는 것이 유족 측 입장이었다. 유족은 공단이 의무를 다하지 않은 만큼 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유족들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고 장례비를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 서부지법 제14민사부(이종언 부장판사)는 13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게 사고의 과실이 없으므로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우선 “암벽등반은 밧줄에만 의존해 암벽을 오르내리는 모험적이고 도전적인 스포츠의 일종으로 그 자체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전제했다. 이어 “수백개의 바위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북한산에서 위험요소를 모두 찾아내 낙석 방지 시설을 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불가능할 뿐 아니라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공단이 사고발생을 막기위한 의무와 노력을 다했다고 판단했다. 공단이 2007년 11월부터 지정탐방로 이외의 샛길 출입을 금지한 점과, 암벽ㆍ암릉 구간엔 ‘최소한 2인 이상 등반할 것’, ‘헬멧과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자일과 하강기를 휴대하며, 해당 장비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을 것’ 등의 조건을 준수한 경우에만 출입할 수 있도록 공고하고 관련 표지판을 설치한 점이 그 근거였다. 아울러 공단이 2012년 사고가 난 지점 근방에 낙석방지망을 3군데 설치했고, ‘낙석을 조심합시다’라는 내용의 표지판을 설치한 부분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공단 측이 국립공원 내에 대피소를 설치해 응급구조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할 때 필요한 방호조치를 다 이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빙기에 공원의 등반로를 차단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과실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서준 기자 be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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