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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인 그려진 7세기 벽화 3D복원 중

중앙일보 2014.11.14 00:06 종합 27면 지면보기
동서양을 이은 비단길의 중심에서 문화 용광로 역할을 했던 사마르칸트. 약 27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도(古都)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제2도시인 이곳의 아프로시압 궁전엔 한반도와 비단길의 인연을 간직한 유물이 있다. 약 7세기 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바흐만 왕의 즉위식을 그린 벽화에 나오는 외국 사절단 12명 중 2명이 고구려인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우즈벡 아프로시압박물관장

 국제교류재단(이사장 유현석) 초청으로 방한한 아프로시압 박물관의 무스타포쿠로브 이스타트풀라토비치(52·사진) 관장은 7일 인터뷰에서 “한반도와 우즈베키스탄의 인연이 1400년 이상 이어져 왔음을 증명하는 소중한 유물”이라고 강조했다.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의 아프로시압 궁전 벽화. 오른쪽 두 명이 고구려 사신으로 추정된다.
 1965년 발굴된 벽화 속 인물은 새 깃털을 꽂은 조우관(鳥羽冠)을 쓰고 손잡이 부분이 둥글게 마감된 환두태도(環頭太刀)를 차고 있다. 고구려 쌍영총 등의 벽화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스타트풀라토비치 관장은 “한국 측과 협력해 벽화를 3D로 제작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 말 완성이 되면 한국에서도 선보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고고학자이자 복원 전문가인 그는 50여 권의 관련 서적을 펴내 우즈베키스탄에서 고고학계의 권위자로 손꼽힌다.



 현재 가장 집중하는 프로젝트는 아프로시압 벽화 복원 작업이다. 그는 “발굴과 복원이란 땀과 시간을 요하는 지난한 작업이지만 과거에서 실마리를 찾아 현재와 미래를 향해 간다는 데서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며 “한국의 발전된 기술과 우즈베키스탄과의 유구한 인연을 살려 앞으로도 문화 협력을 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이 두 번째 방한인 그는 “ 고려청자의 역사며 한국 역사 강좌를 듣고 나니 한국의 현재 역시 과거의 노력이 켜켜이 쌓여 이뤄진 것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전수진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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