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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색동옷 훌훌 벗네, 연못도 활활 타네

중앙일보 2014.11.14 00:05 Week& 1면 지면보기
11월 첫째 주 내장산 국립공원 백양사 쌍계루의 풍경. 오색단풍이 수면을 가득 채웠다. 한반도에서 가장 늦게 가을이 오는 내장산에는 11월 하순에도 단풍과 낙엽이 남아 있다.


단풍 시기를 예상하는 건 봄꽃 만개 시점을 맞히는 것만큼 힘든 일이다. 가을 초입이면 기상청이 전국의 14개 산을 골라 첫 단풍 시기(산 전체 면적 중 20%가 물드는 시점)와 절정 시기(산 전체 면적 중 80%가 물드는 시점)를 예보하지만, 기상청 예보는 현장 상황과 다를 때가 더 많다. 기상청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단풍이 물들기 직전의 날씨가 단풍 시기를 가장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week&도 여러 번 뒤통수를 맞은 바 있다.

늦가을 내장산 단풍 여행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단풍이 해마다 늦어지는 추세도 읽힌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14개 산 중에서 예년보다 절정이 이르다고 예상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기상청은 예년에 비해 단풍이 전체적으로 1.4일 늦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을은 단풍과 함께 찾아왔는데, 언제부터인가 가을이 깊어야 단풍이 든다. 가을이 일러진 건지, 단풍이 늦어진 건지 이제는 모르겠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단풍 명소라면 단연 내장산이다. 하나 여태 여행기자는 내장산 단풍을 소홀히 한 경향이 있었다. 내장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늦게 단풍이 드는 산이기 때문이었다. 언론은 늘 첫 뉴스를 중시한다. 내장산을 잘 안다는 착각도 내장산 단풍을 홀대하는 데 역할을 했다. 내장산은 험한 산행을 각오하지 않아도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산이어서다. 내장산은 케이블카 덕분에 남녀노소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국민 관광지가 된다.



“해마다 10월 마지막 주말과 11월 첫째 주말에는 하루에 거의 10만 명씩 찾아왔어요. 매표소부터 내장사까지 약 3㎞ 거리를 걸어서 들어가는 데만 2시간이 걸렸어요.”



내장산 국립공원 사무소 김유진(38) 주임의 설명처럼, 내장산은 해마다 10월 하순부터 11월 초순까지 약 보름간 극심한 정체를 겪었다. 내장산 국립공원 연 방문객 130만 명 중에서 100만 명이 단풍 절정기라는 이 보름 사이에 집중적으로 몰려왔다.



올해 기상청이 예보한 내장산의 단풍 절정은 지난 7일이다. 지난해보다 3일이나 늦다. 올 가을에도 10월 마지막 주말에 내장산을 찾았던 수많은 인파가 아직도 시퍼런 내장산을 보고 실망해 돌아갔다.



지난 7일이 절정이라는 기상청 예보도 현장 상황과 또 달랐다. 11월 중순은 돼야 산 전체가 붉게 물들 것 같았다. 10월 말부터 내장산을 세 번 올라 내린 결론이다. 단풍은 끝물이 더 곱다는 경험까지 염두에 두면, 올 내장산 단풍놀이는 11월 하순에도 괜찮을 듯했다. 나뭇가지에 걸린 단풍만 단풍이 아니어서다. 붉게 물든 잎사귀가 낙엽이 되어 길바닥에 수북한 장면도 단풍이어서다. week&이 이제야 내장산 단풍을 소개하는 까닭이다.



아직도 가을을 만끽하지 못하셨다면, 더 늦기 전에 내장산을 갔다오시라 권한다. 내장산에는 아직 떠나지 않은 가을이 마지막 단장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다. 참, 내장산은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크고 깊은 산이다. 케이블카 말고도 내장산 단풍을 즐기는 방법은 많이 있다. 난이도에 따라 내장산 단풍을 즐기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글=홍지연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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