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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근 “외부환경 급격한 변화 … 오너 없어 걱정”

중앙일보 2014.11.14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노력한다고 (빈 자리가) 메꿔지지 않는 건 자명하다.”


전문 경영인은 통 큰 투자에 한계
최태원 회장 부재 장기화 우려

 SK그룹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김창근(64·사진) 의장이 처음으로 ‘오너 부재’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SK행복김치 담그기’행사에서다. 김 의장은 SK에서도 ‘철인(鐵人) 마징가’로 불릴 정도로 일에 몰입하는 철두철미한 인물로 꼽힌다. 그가 최태원(54) SK 회장에 이어 의장 바통을 받은 것은 2012년 12월. 이듬해 최 회장이 구속수감되면서 김 의장은 SK를 대표해 지난 2년간 한달에 한 번 열리는 경영진 회의를 이끌어왔다.



 김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위원회가 그룹 전체의 일을 논의하는 것은 제법 잘 해 나가고 있다”며 지난 2년을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급격한 외부환경의 변화가 극심한 이때 거대한 투자를 하거나 업의 본질을 바꾸고, 사업 게임의 룰을 바꾸는 일은 온전히 오너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최 회장의 빈자리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 의장은 최 회장이 인수를 주도한 SK하이닉스를 예로 들었다. 그는 “하이닉스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과감하게 투자를 하고 연구개발(R&D)을 육성시켜 나갈지에 대해선 사실 전문경영인들의 역할은 보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된 역할은 한국 산업의 특성상 ‘오너의 역할’인데 그 부분이 빠져있는 게 우리로서는 걱정스럽고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불황이 어느 정도 지속되면 허리띠를 졸라매 비용을 줄이고, 업태를 변화시키는 것을 일상적으로 해나가는 일이지만 근본적인 모양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 의장은 “(경영)유전자(DNA)를 가진 분들이 의사결정을 하고, 빈 칸을 전문경영인들이 잘 메꿔왔던 게 한국산업 사회의 절묘한 앙상블이었다”고도 했다. SK의 위기에 대해 김 의장은 “최선을 다해 (최 회장의 빈 자리를) 메꾸려고 노력하지만, 노력한다고 메꿔지지 않는 부분임은 자명한 일”이라며 “상당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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