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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학보다 배관공 되는 게 낫다"

중앙일보 2014.11.13 16:53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시장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보다 배관공이 되는 게 더 낫다’고 발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10일(현지시간) 미국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연례모임에 참석해 “현재 당신의 자녀가 대학에 가길 원한다면, 혹은 배관공이 되려 한다면 심사 숙고해 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만약 자녀가 학문적으로 특출 난 재능을 갖고 있지 않지만 사람 대하는 일 등에 능하다면 배관공이 훌륭한 직업이 될 수 있다. 기술로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하버드에서 1년에 5만~6만 달러의 학비를 들이는 대신 배관공으로 일하면 오히려 그만큼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설적으로 블룸버그 자신은 존스홉킨스대와 하버드 경영대학원 등 명문대만 골라 다닌 인물이다. 높은 학비에 힘겨워하는 미국 중산층에게 다른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을 깨우쳐 주기 위해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CNN은 풀이했다. 미국은 그 동안 다른 국가들에 비해 대학 졸업장의 경제적 가치가 큰 나라로 인식돼 왔다.



뉴스 서비스 회사 블룸버그LP의 창립자인 블룸버그는 배관공 아버지를 둔 직원의 사례도 들었다. “그의 아버지는 대학 문턱에도 가지 않았지만 직원 6명을 두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나는 꿈만 꾸는 골프장을 그는 자유롭게 돌아다닌다”고 했다.



블룸버그의 발언에 이 자리에 있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그룹 최고경영자도 맞장구를 쳤다. 그는 “열심히 일하면, 대학 학위를 받으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미국인은 더 이상 믿지 않는다”며 “사회적 유동성이 사라졌다는 생각이야말로 경기 침체의 유산이자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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