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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아파트 빌려 고급카지노 운영

중앙일보 2014.11.13 14:02




강남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를 빌려 운영되던 불법 카지노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아파트를 빌려 도박장을 운영한 홍모(39)씨와 딜러 역할을 한 장모(33)씨를 도박 개장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가정주부 장모(55)씨 등 18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홍씨는 올해 9월 중순, 송파구 신천동의 주상복합아파트 15층에 67평짜리 집을 빌려 도박장을 열었다. 한 달 임대료만 800만원에 이르는 고급 아파트였다. 방 한 곳에 대형 탁자를 놓은 후 도박판을 벌였다.



도박참가자들은 지인들의 추전과 입소문 등을 듣고 도박장을 찾아왔다. 경찰 관계자는 “강원도 정선에 있는 강원랜드까지 가지 말고 도심 속에서 도박을 하자며 참가자들을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도박에 참가했다 많이 잃은 손님에게는 차비 명목으로 조금씩 돈을 줘 다시 도박장을 찾게 하는 등 고객 관리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오후 3시에도 도박장이 열렸다. 한차례의 판돈만 50만~100만원 수준인 ‘도심 속 강원랜드’가 열린 것이다. 이날 도박판은 경찰이 들이닥친 다음날 오후 7시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이틀 간 오간 판돈이 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압수된 현금은 320만원에 불과했다. 단속에 걸려 판돈이 압수되는 걸 피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해 뒀기 때문이다. 홍씨 등은 도박참가자들이 판돈을 계좌로 입금하면, 이를 칩으로 교환해줬다. 칩을 교환해주며 5%의 수수료를 떼어갔다. 경찰관계자는 “계좌로 현금을 거래해 수중에 현금이 없는 만큼, 도박에는 참가하지 않고 잠깐 놀러왔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출입구에 ‘문방’(도박장 주변에서 망을 보는 사람)을 배치해 경찰 단속도 피하려 했다. 도박 참가자들이 찾아오면 지하철이나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함께 승강기를 타 도박장까지 안내해줬다. 같은 아파트 17층을 추가로 빌려 대피소로 활용한 정황도 발견됐다. 경찰관계자는 “아파트 17층을 빌려 대피소로 활용했다는 신고자의 제보가 있었다”며 “현재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남 일대에 아파트를 임대한 후 운영되는 불법 도박장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구에도 70평형대 아파트 2곳을 월 800만~1000만원씩 주고 임대해 장소를 바꿔가며 도박장으로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번에 구속된 홍씨는 바지사장이고 실제 업주는 따로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실제 업주를 추적하는 한편 금융거래 내역 등을 살펴보고 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영상=서울지방경찰청 송파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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