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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출신 고위직 4명 모두, 민간기업 재취업심사 무사통과

중앙일보 2014.11.13 10:29
국가정보원에서 퇴직한 고위공무원들의 민간기업 재취업 심사는 아직도 요식행위이고 '무사통과(free pass)'가 기정사실인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진행한 퇴직 공무원들의 민간기업 재취업심사에서 국정원 출신 4명이 모두 재취업이 성사되면서 이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청된 13건을 심사한 결과, 2건만 취업제한으로 결정되고 나머지 11건은 심사를 통과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국정원 출신 4명이다. 국정원 특정 1급 출신 A씨는 동국산업 비상근고문으로 11월 이후 취업이 가능해졌다. 특정 3급 출신 B씨는 두산인프라코어 비상임고문으로 취업하게 됐다. 또 다른 특정 3급 출신 C씨는 한국기업데이터 사외이사로 11월 이후에 옮긴다. 특정 4급 출신 D씨는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 팀장으로 역시 재취업하게 된다.



안행부와 윤리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정원 출신들은 그동안 재취업 심사를 신청하면서 관행처럼 관련 자료를 거의 제출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제출해왔다고 한다. 국정원 재직 중의 직책 등이 보안사항이라는 이유를 내세우면서 윤리위에 "까다롭게 따지지 말고 재취업 통과 도장을 찍어달라"는 식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4월16일) 이후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돼 재취업 심사가 다소 까다로워지면서 상황이 일부 바뀌었다. 윤리위 측이 국정원 출신에게도 재취업 심사 자료를 더 충실하게 제출하도록 압박했다고 한다.이에 불응하고 구태를 보인 일부 국정원 퇴직자의 경우 재취업 심사가 몇개월씩 지연됐다고 한다. 결국 국정원 퇴직자들이 백기를 들어 재취업 심사 자료를 종전보다 좀 더 충실하게 제출해 이번에 4건이 동시에 심사를 받게 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국정원 직원들의 재취업에 대해서는 일반직 공무원 출신보다 좀 더 엄밀하게 재취업 심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정원의 업무 특성상 청와대 비서실과 마찬가지로 은밀하게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분야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예컨대 평소 기밀 업무를 내세워 특정 기업을 비호해주다 퇴직 이후 그 기업으로 슬그머니 옮기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심사에서 경찰대학장 출신이 한국자산신탁 비상근 경영고문으로 재취업하게 됐다. 국세청과 국방부 출신도 재취업 심사를 통과했다.



그러나 윤리위는 울산광역시 경제통상실장 출신의 고위공무원이 한국수소산업협회 비상임고문으로 이동하는 건과, 국토교통부 국토교통인재개발원 시설 5급 출신이 동명기술공단 종합건축사무소 임원으로 옮기도록 해달라는 신청 건에 대해서는 취업제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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