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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집 건너 월세 … 주택시장도 저금리 쇼크

중앙일보 2014.11.13 01:07 종합 1면 지면보기
12일 부동산중개업소가 몰려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상가 1층에 늘어선 중개업소 유리창엔 ‘월세추천’이란 안내문이 빼곡했다. 전세물건은 아예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리센츠 등 4개 단지의 1만8000여 가구에서 나온 임대물건 110여 건 가운데 대부분이 월세이고 전세는 고작 20여 건이었다.


서울 전세 2만 가구 월세로

 마이너스 실질금리는 부동산시장에 격변을 몰고 왔다. 월세가 빠르게 늘면서 전세가 사라지고 있다. 집주인 입장에선 전세금을 은행에 묻어두는 것보다 월세를 받는 게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전·월세거래 신고현황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이뤄진 임대차계약 10건 중 4건이 월세다. 정부가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월세 비율이 40%를 넘었다. 이 추세라면 내년이면 월세가 전세를 훌쩍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는 내년 월세가 네 집 중 한 집(25%)인 460여만 가구, 전셋집은 280여만 가구(15%)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2010년 조사에선 전셋집(376만6000가구)이 월셋집(372만 가구)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서울시가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전·월세 신고 39만여 건을 조사한 결과 전셋집 1만9977가구가 월셋집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급증은 저금리의 영향이다. 전세보증금으로 받은 목돈을 은행에 넣어봐야 세금 떼고 연 2% 금리를 받기 힘들다. 월세로 받으면 평균 6.4%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 이후 전셋값이 크게 오른 것도 월세 전환을 부채질한다. 세입자는 올려줄 여력이 없고, 집주인들은 상승분을 월세로 받는 게 이익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주거비 증가와 전세난 고착화를 막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집값은 오를 것 같지 않고 금리는 떨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임대수입을 유지하기 위해 월세로 쏠린다”며 “월세 주거 비용을 부담하느라 가계가 쓸 돈이 줄어들면 금리 인하가 오히려 소비를 위축시키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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